김대봉
김대봉

【거제인터넷방송】= 거제와 부산을 잇는 거가대교 건설 사업은 1992년 민자당 김영삼 대통령 후보의 지역 간 연결도로 도로망 신설, 확충 공약사업 중 하나로 시작되었다.

그해 김영삼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정부의 국토종합계획 및 산업정책과 맞물려 삼성, 대우, 현대, 롯데 등 굴지의 대기업들은 가덕도 주변 일대에 자동차 공장, 신항만, 산업단지, 제철소 등 저마다의 개발 청사진을 펼쳐 놓고 각축을 벌였다.

이 중 대우그룹은 부산 녹산과 가덕도, 거제를 잇는 민자도로 건설과 항만배후지구 조성, 국제무역 센터 설치 등의 계획을 밝히며 세간의 주목받았다.

이후 거가대교 건설 사업은 1994년 고시된 부산, 경남 광역권역 지정 및 개발 계획 고시에 장목관광단지 개발사업과 함께 포함되었고, 1995년 민자 유치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본격화되었다.

1998년 대우가 단독으로 출자한 GK(주)가 거가대교 민자사업자로 선정됐고, 2003년 실시협약이 체결되면서 GK해상도로(주)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2004년 12월에 착공해 2011년 1월 1일부터 정식 개통되면서 2시간 30분가량이 소요되던 거제-부산 간 통행시간은 1시간 내외로 단축됐다.

그러나 재정 고속도로 대비 약 8배에 달하는 전국 최고로 비싼 통행료는 거제시민과 이용자들에게 큰 고통과 부담을 10년 넘게 지우고 있다.

부산을 오가는 일반 승용차의 왕복 통행료 2만 원은 기름값보다 비싸다.

버스, 화물차 등 생계와 직결된 대형 차량의 경우 통행료로만 매월 1~200백만 원 이상을 내는 등 거제의 산업 경제와 관광 발전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걸림돌이 되어 왔다.

과거 변광용 시장은 거제 산업 경제 구조의 체질 개선을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면서 연료전지, 데이터 센터 등 4차 산업의 투자 유치를 이루고 신산업 유치도 힘써 왔다.

당시 거제시 정무특보로 있으면서 냉수성 어류 양식, 냉동 물류, 뷰티-의약업, 부품-기자재업 등 다양한 직군의 기업 유치에 공직자들과 함께 힘을 보태왔지만 큰 벽에 부딪치기도 했다.

그 중 하나가 비싼 통행료로 인한 기업의 물류비 부담이었다. 물류비 증가가 기업의 수지 타산에 영향을 미쳐 거제에 사업체를 신설, 이전하는 것을 주저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됐었다.

그간 통행료 인하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지역사회에서 지속돼 왔다.

투명하지 못한 사업 과정 등 문제점이 제기돼 오며 개통 전부터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구면서 범시민 대책위가 결성되었고, 각 단체의 성명 발표와 1인 시위, 10원 동전으로 요금 내기 등 전 시민적인 인하 운동 물결이 일었었다.

그러던 중 2011년 경실련과 시민대책위는 사업 내역을 면밀히 분석해 시공사들의 공사비 이중 계산, 사업비 부풀리기 등 수천억 원의 부당이득 문제와 특혜 의혹을 지적하고 관계 기관과 사업자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감사원은 공사 과정에서 400여억 원의 공사 설비 누락과 축소가 있었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3년 검찰은 관련자들 전원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재판에도 넘기지 않았다.

해당 고발 사건을 맡은 인사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 부장검사로 현재 대통령이다.

당시 거제 지역사회에서는 검찰이 사업자에게 면죄부를 주어 거가대교 통행료를 낮출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깊은 한탄이 흘러나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민선 7기 김경수 도정과 변광용 시정에서는 2019년과 2020년 명절에 한시적 통행료 무료, 2020년부터는 버스와 대형, 특대형 화물차 통행료가 인하됐다.

특히 진해만권 통합관광벨트, 장목관광단지 사업, 가덕신공항, 고속도로 연장, 공익 처분 개선 등과 연계한 단계적 통행료 인하 방안이 추진됐다.

자본재조달을 비롯해 장목관광단지 개발 수익의 거가대교 원금 상환 사용과 함께 거제와 창원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환상형 관광단지의 개발로 거가대교 통행량을 적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관광자원을 통합적으로 운영해 최종적으로 통행료 무료화를 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통합 관광 인프라 구축과 새로운 관광 자원을 개발하고,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며 거가대교 통행료 무료화와 함께 지역 경제도 발돋음시키는 1석 3조 이상의 효과를 내는 방식이다.

지난 9월 민주당 변광용 거제지역위원장은 ‘통행료 인하 방안 용역비 5억 원’의 예산 편성을 우원식 국회 예결위 위원장과 김두관 경남도당 위원장에게 강력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공약 이행 촉구 서명운동을 추진하며 조기에 공약 이행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초 민주당 이태열 시의원은 언론을 통해 거가대교 건설 과정에 정부 기관인 국방부의 요청 때문에 침매터널 방식으로 건설돼 사업비가 2배가 늘어났다며 정부의 불공정 재정 지원을 지적했다.

뒤이어 국민의힘 서일준 국회의원도 지난 11월 국회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 통행료 인하 방안 용역비의 예산 반영을 촉구하고, 유사시 해군 이동을 막는 우려 등 국방부의 요청으로 사업비 5천억 원이 늘어났다는 점도 강조했다며 통행료 인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통행료 인하 방안 용역비 5억 원’은 올해 경남도가 국토부와 기재부에 예산 편성을 요청했지만 두 부처에서는 형평성 문제와 민자제도의 수익자 부담 원칙 훼손을 사유로 예산 편성 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하고 삭감됐다.

5억 원의 용역비 예산은 적은 예산으로 보이지만 그 의미는 매우 크다.

그동안은 경남도와 부산시, 두 광역지자체를 중심으로 통행료 인하 방안을 찾아왔다. 광역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용역을 시행한 후 통행료 인하 방안을 마련해 정부 부처에 안을 올려본들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5억 원의 용역비가 정부 예산안에 다시 편성되면 국가 차원, 중앙 정부 차원에서 ‘통행료 인하 방안 용역’을 시행해 인하 방안을 찾게 된다. 앞으로 통행료 인하 여부의 책임에 정부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거제시의회가 본회의에 상정조차 시키지 못한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촉구 거제시의회 결의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이행 촉구와 통행료 인하 방안 용역비 예산 반영 건의가 포함되어 있다.

당초 결의안에 시의원 16명 전원이 찬성 서명했다가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8명 전원이 이를 뒤집어 서명을 철회하고, 결의안 상정을 하지 않기로 결정되면서 결국 결의안은 무산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저도 개방을 공약했고, 47년 동안 풀지 못했던 저도를 취임 후 개방했다.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오히려 통행료 인하 용역비 5억 원을 반영하지 않고 삭감하고, 통행료 인하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방법, 방향 등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기에 시의회의 결의안 무산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빛은 더욱 매섭다.

전국 유일무이한 40년 통행료 징수 협약에 따라 자칫 앞으로도 30여 년을 더 시민에게 큰 고통과 부담이 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가로막는 벽으로 남을 수도 있다.

정치권, 시민사회, 거제시의회, 행정, 경제계 등 각자의 본분에서 통행료 인하를 위한 노력과 역할들을 충실히 해야 한다. 또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는 함께 손잡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것 때문에 안되고 저것 때문에 같이 못하겠다. 상대가 잘 되는 것은 못 보겠다’는 식이 아닌 거제시민 모두를 보면서 거제시민 모두가 바라는 통행료 인하의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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