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인터넷방송】조형록 기자= 거제제일고가 매년 고3 학생들이 사용해 오던 신관건물을 올해는 예비 고1 신입생에게 사용케 해 예비 고3 학생과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일고는 본관건물과 신관건물 두 동으로 나뉘어져 있고 매년 본관건물은 고1·2 학생, 신관건물은 고3 학생들이 사용해 왔다. 신관 건물은 내부가 깨끗하고 본관과 분리돼 있어 면학분위기 조성에 많은 도움이 된다.

제일고 졸업생들과 졸업생을 둔 학부모들은 고3 수험생이 신관을 사용함으로써 수능에 더 집중할 수 있고, 분리된 공간에서 고3 수험생들을 관리함으로써 진학 효율도 높아진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학교측이 신입생들을 신관에 배정해 예비 고2·3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당황하고 있다.

2·3학년 학생들은 "신관은 선배때부터 고3 학년이 사용해 왔다. 신관은 본관과 분리돼 있기 때문에 1·2학년의 방해없이 선생님들로부터 대학교 진학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며 “올해 갑자기 신입생을 신관 사용케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예비 고3 학부모는 "“우리 아이를 제일고에 입학 시킬때는 이 학교를 믿고 보낸 것이다. 그리고 고3이 되면 이전에 해왔듯이 당연히 신관을 사용하고 진학지도를 받게 될 걸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신입생들에게 신관을 배정하는 것은 신입생들에 대한 특별 우대"라고 분개했다.

학부모들은 이런 불만이 예상됨에도 학교측이 신입생을 신관에 배정한 이유가 성적 차이에 따른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고교평쥰화에 따라 성적이 우수한 신입생이 많이 입학했기 때문이다.

거제제일고는 고교평준화 제도 시행 이전에는 내신 백분율 90%정도의 하위 성적 학생들도 입학이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고교평준화가 시행되면서 신입생은 중학교 내신 1등급이 4%, 2등급이 7%, 3등급이 12%, 4등급 17%, 5등급 20%, 6등급 17%, 7등급 12%, 8등급 7%, 9등급 4% 구성됐다.

이전에 비해 성적 우수생들이 많이 입학한 상태다. 상황이 이러니 성적이 우수한 신입생들에게 특별 대우를 해준다는 학부모들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심지어 신입생 입학 설명회때 모 학부모가 신입생을 기존 2,3학년생들과 공간을 분리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교장이 신입생에게 신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입학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는 “입학 설명회때 한 학부모가 학교 폭력 등의 문제로 걱정이 크다며 기존 학생들과 신입생의 분리를 요구했고, 이에 교장이 그렇게 하겠다고 발언했다”며 “하지만 저 또한 신입생을 둔 학부모지만 기존 학생들을 전부 문제화 하는 태도에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매년 대학 진학을 앞둔 고3 수험생에게 신관을 배정하고 진학지도를 받게 한 것이 이 학교의 관행 내지는 전통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을 한번에 뒤집으면서 학교측은 학부모회나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 또 이런 결정 사항을 학생들이나 학부모에게 안내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이런 일은 학교장의 권한 사항이고 운영원칙에 따라 결정한 내부 사안이다"며 "교장선생님과 부장선생님들이 의논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측은 “본관은 2층에 8개 교실, 3층 9개 교실이 있고, 신관은 9개 교실이 있다. 올해 신입생은 8개반, 예비 고2는 8개반, 예비 고3은 7개반으로 구성된다”며 “신입생이 8개반만 모집됐지만 애당초 9개반 모집이 목표였고, 그래서 신관을 신입생에 배정하는 걸로 결정했다. 또  예비 고3을 신관에 배치하면 교실 2개가 남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학설명회때 신입생 분리 요청에 대해 교장선생님이 신관사용을 약속한 것은 설명회 이전에 이미 신입생이 신관을 사용토록 한다는 학교 방침이 정해졌기 때문이다”며 “신입생 유치를 위해 임기응변으로 답변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신입생 특별 우대라는 의혹과 고3 학생들의 불만에 대해 의논도 했었다”며 “신관에 고3을 배치할 때 교실 2개가 비게 되고, 또 신관건물은 3개 층에 각 3개 교실씩 나뉘어 있어 관리하기가 더 어렵다. 본관 한 층에 예비 고3을 배치하는게 진학 지도에 더 유리하다고 결론 냈다”고 덧붙였다.

학교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을 납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학교측 설명대로 순수 교육적 차원의 합리적 결정이었다 치더라도 '신입생 우대'라는 학부모들의 의혹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교평준화. 성적으로 학생을 차별받게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제도다. 고교평준화의 시행으로 또 다른 학생들이 차별을 받는건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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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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