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문 경감

작년 경찰에서는 2년 연속으로 연간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하는 인구를 5,000명 이하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는 선진국의 교통사망사고 기준인 인구 만 명당 한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지점에 도달한 셈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연간 만 명이 사망한 것과 비교하면 짧은 기간에 절반이상을 줄였으니 그간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었다고 자평할만한 수치기도 하다.

허나, 시민들의 접점부서에서 법을 집행하는 현장경찰관 입장에서 주변을 돌아보면 교통선진국이라 하기 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2015년 교통사망사고 통계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체 교통사망자는 4,621명으로 그중 무단횡단으로 인해 사망한 인구가 1,795명, 이륜차로 인한 사고 616명중 50%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아 사망하고, 그밖에 일반적인 교통사고 중 30%정도는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 사망했다. 이는 교통인프라나 시설과는 무관한 것으로 시민들의 순수한 질서의식과 관련된 것이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고, 사소한 법규만 지키면 막을 수 있는 사고를 ‘이 정도쯤 이야’ 하면서 가볍게 받아들인 탓에 소중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의 단속과 막대한 교통예산을 투입해도 질서의식의 변화 없이는 교통사망자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인 것이다.

얼마 전 우리 관내에서도 무단횡단을 하던 할머니,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운전 하던 이륜차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연이어 일어났다. 어르신들의 무단횡단에 관대하고,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타는 젊은이들에게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쯤은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이 어우러져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로 연결되었다.

둘 다 우리의 어머니요, 아들인데 사고소식을 듣고 애통해 하는 가족들을 뒤로하고,

사소한 위반 하나가 다시는 가족의 얼굴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미리 했더라면 과연 무단횡단 하는 어머니, 안전모를 쓰지 않는 아들에게 그렇게 관대 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사소한 법규위반에 관대한 우리에게도 일부의 사회적 책임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마침 경찰에서는 올 한해를 ‘무단횡단자 교통사망사고 절반 줄이기 운동’을 주요과제로 선정하고 ′안전운전, 착한보행 나부터 지금부터′란 캐치플레이드로 범시민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돈이 드는 일도 아니요 힘들게 일하자는 구호도 아니다. 차량을 운전할 때 안전띠를 매는 일, 오토바일 탈 때 운전모를 써는 일, 도로를 건널 때 좌우를 살펴보고 횡단보도로 건너는 일, 그저 일상에서 가볍게 실천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나가자는 것이다. 사소한 법규만 잘 지켜도 천문학적인 사회적 경비를 줄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사회의 큰 변혁도 작은 나비 짓에서 시작 된다. 주변의 작은 일을 나부터 지금부터 실천하기 시작하면 교통의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큰 변화가 일어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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