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강테마박물관은 오는 11월 1일부터 12월 5일까지 유경갤러리Ⅱ에서 서른아홉 번째 초대전인 박현배·김시은 작가의 ‘Point, Rememberer’展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Point, Rememberer’展은 하나의 개체로써 삶의 방향성이 형성되는 과정은 무궁무진하며, 본디 타고난 성향, 경험이나 교육, 등의 수많은 요인들로 인해 한 개체의 성향이 정해지고 이는 일정 상황 하에서 수시로 변화한다는 전제로 이번 유경갤러리 전시는 김시은 작가와 박현배 작가의 어린 시절의 일정 기억들로부터 작업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기억의 단편들로부터 얻어진 경험된 이미지들은 자신들에게 일종의 방향성을 형성 하게 되었고, 이를 극복하려는 또는 이를 이어가려는 노력은 한 개체의 선택에 달려있으며, 이번 유경갤러리의 두 작가는 공통된 어린 시절 기억들로부터 얻어진 경험을 바탕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작가 각자의 소임을 이루고자 하고 있다.

두 작가의 작가노트와 인터뷰를 통해서 작품과 세계관을 보자면 김시은 작가는 어린 시절 거미의 기억을 통해 사회 속에서 약자 또는 개인이 겪을 수 있는 부조리를 이야기 하고, 스스로는 이를 극복하려 한다. “감정에 대한 관심은 어린 시절 살았던 집에서 시작됐다. 집에는 거미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가끔 청소로 인해 기어 나오던 거미들이 내 몸에 오르는 것을 보고 발로 밟아 죽이면서 나는 벌레에 대한 혐오감을 느끼는 동시에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어떠한 떨림을 느꼈다. 그 후 행복과 불안 등, 감정의 기복을 크게 느낄 때면 무언가 내 몸을 기어오르는 듯 했다. 그리고 서서히 이러한 감정은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우연적 상황을 통해 불현듯 떠올라 나를 괴롭혔고 작업으로 표현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다음으로 박현배 작가는 어린 시절 혼혈아 친구 눈동자의 기억을 통해 개체 간의 소통, 화합, 분열 등 관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들을 연구한다. “저는 어린 시절 이사를 많이 했습니다. 이사가 생활이 될 때쯤 이태원 이라는 곳에 머무르게 됐습니다. 당시 제 3~4살 정도로 기억을 합니다.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 혼혈아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푸른 눈이나 검은 피부는 나에게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나이가 들어 이사를 안 하게 될 무렵, 그림을 그리게 됐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작업이란 것을 할 수 있을 때, 기억 속에 있는 이사들이 하나씩 떠올랐습니다. 많은 얼굴들, 많은 눈들이 떠올랐습니다. 이를 통해서 얼굴을 소재로 눈을 통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평면작업으로 표현하면서 관객과의 또 다른 관계를 공유하고자 합니다.”라고 전했다.

본 전시를 개최한 유경갤러리 경명자 관장은 “창작은 고통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거미와 벌레에 대한 트라우마가 김시은 작가에게 준 영감의 결과물과 박현배 작가의 수많은 얼굴, 수많은 눈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표현하고 있는 결과물들을 보고 있자니 한 때 우리가 느껴온 추억과 그 속의 아픔 그리고 다양한 감정들이 가져왔던 고통과 아픔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전시의 총괄담당자인 김태영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내부 갈등 해소의 과정으로 김시은 작가와 박현배 작가의 작품들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고, 아주 많은 감정과 기억들의 집합으로 보는 이에게 다양한 생각과 감정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사람의 본질에 대한 정해진 답은 없다. 두 작가의 서로 다르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닮아있는 작품들을 보면서 나를 형성해온 기억 저편의 추억을 통해 한 시점의 기억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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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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