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균 경남매일 남부지역 본부장

[경남매일 한상균기자]=1960~1970년대만 해도 장애인은 소아마비나 천연두를 앓은 후유증으로 다리를 절거나 얼굴이 얽은 이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모두가 영양실조에 의한 전염성 질환이다.

 이제 우리도 세계 경제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G20 정상들이 대한민국에서 회의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 정도면 걱정 없이 살만도 한데 사형선고나 마친가지인 암은 종류를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이고 대사증후군, 정신질환 등 중증질환에다 아토피, 알레르기 등 별의별 질병이 판을 치고 있는 현실에 직면했다. 정확한 원인을 이것이라고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농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론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고 여겨진다.

 이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화학비료, 농약의 과다사용을 지적한다. 특히 제초제의 맹신에 가까운 오남용은 치명적인 결과를 치르게 된다는 것이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화학비료, 고독성농약과 제초제는 농업의 혁명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아직 한 세대도 지나기 전에 월남전에 참전한 우리의 용사들이 20~30년이 채 못 돼 자신은 물론, 자녀들까지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처럼 무분별하게 사용돼 온 각종 농약제는 식물의 변형에다 인간에게 커다란 재앙을 안겨주고 있다.

 더구나 이런 현실에 직면했는데도 농업은 전업농 위주의 대규모, 시설재배로 외형은 크게 발전했지만 실상은 더욱 위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매일 식탁에 오르는 쌀은 여전히 제초제와 농약, 화학비료로 생산된다. 역시 채소는 대부분 온실에서 인위적으로 길러진다.

 과일은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포도 알맹이를 크게 하고 씨를 없애기 위해 치명적인 농약을 사용하다 적발된 언론보도는 이제 가물가물해진다. 사과는 20번 이상, 복숭아, 감 등은 15번 이상 농약을 사용해야 가능하단다. 고추는 꽃이 필 때, 비 오기 전에, 비 온 후에 각각 다른 농약 살포를 반복한다. 김장배추 역시 수차례 농약을 들이붓다시피 살포해야 소비자의 손에 들어간다.

 게다가 일손이 부족한 농업현장에서 가장 손쉬운 방법이 제초제고 보니 이제 제초제의 사용 역시 필수적인 현상이다.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은 있다. 나만이라도 먹거리를 지켜보겠다는 친환경농법을 실행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는 올해로 5회째 거제시농업대학을 운영하면서 올해는 친환경농업 과정을 신설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경남과학기술대 채윤석 박사, 경남농업기술원 이한생 농업연구관 등 농학자와 자연농업 전문가를 교수진으로 초빙해 친환경농업의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미생물이 살아 숨 쉬는 땅을 조성하고 농업부산물과 잡초, 톱밥 등으로 퇴비를 만들고, 유산균과 EM균으로 액비를 만들어 화학비료를 대신한다.

 병충해는 생약초를 발효시키거나 액기스를 만들어 제거한다. 일체의 화학비료,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업이 친환경 농업이다.

 이번 학기 친환경농업을 신청한 농업인은 만감류, 블루베리, 유자, 수도작, 채소류 등 다양하다.

 스스로 생약초를 이용해 친환경 농약을 만들고 토양 유산균이나 EM을 배양해 액비를 사용하는 농업인들의 친환경농업의 관심은 대단하다.

 최근 귀농인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다양한 농업인들이 친환경농업을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여겨진다.

 이에 맞춰 친환경인증제의 내실화와 함께 친환경농산물의 판로 등의 개척에 행정이 앞장서야 한다는 요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초제를 치면 잡초 걱정은 안 한다. 농약을 제때만 뿌려주면 병충해 걱정은 없다. 그만큼 친환경 재배는 손이 가지 않으면 안 되는 농법이다.

 이제는 생산 이력과 지배 환경이 공개해야 한다. 소비자 역시 대규모 마트에서 모양이 이쁜 보기 좋은 것만 선호하는 것에서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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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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