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암 거제소방서장

어느덧 세월호 참사 4개월째! 참사이후 온 국민은 한 목소리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열망하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가 노란리본으로 뒤덮었지만 4개월이 흐른 지금도 칠흑같은 바다 속에 담겨있던 300여 명의 희생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사고원인과 안전불감증을 포함해 기성세대들의 그릇된 행동과 구조에 필수요건이었던 골든타임을 놓쳤었다는 점에서 우리를 더욱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지난 4월 세월호 침몰사고 등을 비롯해 각종 사고로 인해 신문, TV 등 매스컴에서 ‘골든타임’이란 단어가 자주 언급되었다.

골든타임이란 화재의 초동진압 및 인명대피와 응급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기 위한 시간으로 화재 또는 사고 발생 후 최초 5분을 의미 한다.

거제소방서에서는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절 대비 관내 노유자시설 등 화재취약대상에 대한 소방서장 현장지도 방문을 실시 하였는데,

대부분의 소방대상물은 소방안전관리자를 주축으로 자위소방대가 편성 운영되고 있으나, 일부는 CEO의 무관심과 인력 및 예산부족을 호소하며 형식적으로 자위소방대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대상이 그렇지 만은 않았다. 지난달 20일 거제시 소재 ○○병원에 지도점검 차 방문했을 때의 일이었다. 여느 대상처럼 간호사에게 질문을 한마디 던졌다. “저기 205호 병실에서 화재가 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라고 질문을 던지자 즉시 ○○병원 ○○간호사가 “그럼 한번 해 볼까요” 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네, 그럼 한번 해 보세요” 라는 말이 끝나자 말자 “불이야, 불이야” 라고 외치는 순간 여기저기서 직원들이 들것, 소화기, 옥내소화전 호스연장, 환자대피, 직원비상연락 및 119화재신고 등 자위소방대 편성에 의한 유사시 자신들의 임무를 정해진 매뉴얼대로 빈틈없이 일사불란하게 행동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취약대상에 대한 지도점검을 다녀봤지만 이처럼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그 간호사는 간호과장이라고 했고, 어떻게 이렇게 훈련이 잘 되어있냐고 물었더니 매일 아침, 저녁 교대시간을 활용하여 5분 정도 실제훈련 및 개인임무를 숙지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교육훈련이 되어있어야만 할 수 있는 행동이다. 화재발생 후 5분 이내 골든타임을 자위소방대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인명 및 재산피해 규모를 판가름 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자위소방능력을 강화하는 것은 인력이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지 않더라도 안전을 실천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마음과 내실있는 교육훈련으로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사료되며, 이것이야 말로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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