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길종 도의원
지난 2012년 1월 출범한 거제시 해양관광개발공사가 연말이면 만 2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기존의 거제시 ‘시설관리공단’을 공기업 형태로 바꾸었지만 시설관리공단의 기능에서 나아가지 못한 채, 제 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이다. 설평국 사장까지 불미스런 일로 최근 구속되고 말았으니 시민들의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기실, 거제시 해양관광개발공사는 시장 공약사업에 포함되어 설립되면서 언론과 시민단체로부터 우려와 비판이 있었다. 2002년 발족되어 무난한 운영관리를 해오던 거제시 시설관리공단을 해체하고 공사로 바꾸겠다는 발상이 근본적으로 맞지 않다는 비판이었던 것이다. 공사(공기업)는 수익을 내야하는데, 기존의 시설관리공단이 하는 일이 문자 그대로 ‘시설관리’에 맞춰져 있었고 대개가 ‘비수익성 사업’에 머물렀기 때문이었다.

해양관광개발공사의 2012년 당기순익 결과가 이런 우려를 증명했다고 해야 할까? 2012년 당기순익은 6482만 원으로서 이중 영업이익은 3600만 원에 불과하였다. 공기업으로서는 매우 초라한 성적이나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공사의 2012년 한 해 수익이 사장 연봉(6800만 원)보다 적었다고 한다. 시설관리공단 시절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는 이유가 아닌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사의 저조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거제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식으로 일관하고만 있다고 한다. 지난해 출범시 밝힌 사업들에도 별다른 접근을 못하고 있다. 각각의 사업들이 현재 본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고는 하나, 고현항재개발사업이나 차세대산업단지 조성사업 등의 대규모 공공개발사업을 해양관광개발공사가 현재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쉽게도 들리지 않는다.

거제시 해양관광개발공사와 같은 목적으로 이미 설립되어 있는 ‘경남개발공사’의 사업들을 보자.
경남개발공사는 택지개발, 산업단지, 주택사업, 관광지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양돈연구소 건립사업 등의 대행사업(15개)까지도 ‘주도적’으로 맡고 있다. 올해도 8개 개발사업을 추진하여 왔는데, 거제시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과도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보금자리 주택조성사업,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공공개발사업이란 것이 행정적 절차로 인하여 시일이 제법 걸린다. 한 두해로 끝날 일이 아니다. 출범 만 2년 밖에 되지 않는 거제시 해양관광개발공사가 거제시의 주요 공공사업들을 주도하기에는 준비가 채 안됐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출범시 표방한 설립 목적대로의 ‘스탠스(stance)’가 아주 미흡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따지고보면, 거제시의 ‘300만원대 아파트’ 사업도 거제시 도시과가 아니라 해양관광개발공사가 주도했어야 할 사업이 아니었던가? 경남개발공사는 창원 현동의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사업을 추진하며 공사가 직접 기본협약을 맺고 주택공사와 공동사업자가 되었었다.

해양관광개발공사의 현재까지의 흐름을 보면, 내년에도 성과 호조를 기대할 수 없을 것만 같다. 흡사 ‘시작은 창대하나 그 끝은 미약하리라’가 되지 않을런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4대강 사업 관련 입찰 담합 비리 혐의’로 설평국 초대 사장까지 구속된 마당이니 혀를 찰 정도이다!

무늬만 공사가 아닌 제기능을 하는 공사가 되려면 지금부터라도 그동안의 오류를 바로잡아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다시 ‘시설관리공단’으로 환원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불 보듯 뻔한 일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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