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90도 이상으로 굽어 있는
할머니가 보였습니다.
차들이 잇따라 달리는 위험한 도로변을
묵직한 리어카를 끌면서 걸어가는 할머니.

아무도 관심 있게 보지 않습니다.
익숙한 풍경이거든요.
어느 거리를 가도,
폐지를 줍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흔하니까요.

무심하게 달리는 차들.
무심하게 앞만 보고 걷는 행인들.

사람 무게의 두 세배는 될 듯한
리어카를 끌면서
한 발짝씩 힘겹게 걷던 할머니가
결국 넘어지는 걸 보고
제가 나섰습니다.

"할머니 어디까지 가세요?
제가 대신해 드릴게요."

"아이고, 고마워요."

할머니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해지자
주름도 그만큼 짙어졌습니다.

"할머니, 이거 다 팔면 얼마나 받으세요?"

"오륙 천 원 정도일 게야."

"이거 하루 종일 주우신 거예요 할머니?"

할머니는 그저 웃기만 하셨습니다.
고단한 허리를 자꾸 두드리면서
리어카보다 점점 뒤쳐지는 할머니..

좋지 않은 허리로
자신보다 몇 배 거대한 리어카를 끌고
위험한 도로를 누비며
하루 종일 박스와 종이를
모아야만 하는 이유...

'그렇지 않으면 밥을 먹을 수 없으니까.'

- 김유진 (새벽편지 가족) -

 

 

 

 

 

 

전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폐지 줍는 어르신들에게,
우리는 얼마나 익숙해져 있습니까?

- 당연한 것이 아니라, 안타까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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