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일로 인하여 며칠 동안 밤잠도 제대로 못 이루고 있지만, 그보다 더 큰 고민은 어떻게 해야 저의 진심이 전달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고민한 끝에,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여 악의나 고의가 아니었음을 전하고 싶어 이 해명서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의 본의는 아니었다손 치더라도 공인이고 진보정당의 의원으로서 제 언행으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를 받은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작성합니다.

지난 3월 7일 제150회 거제시의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김은동 거제시의원이 신상 발언을 통하여 장애인 비하발언에 대하여 지적한 2가지의 사건을 중심으로 당시의 상황을 기억을 더듬거나 현장에 있었던 동료의원들에게 확인해 가면서 정리한 것입니다.

첫째 : 2011년 2월 전국 7개소 사회복지시설 견학 후 평가회를 하면서 ‘김은동 의원이 장애인이어서 함께 활동하기가 불편하다. 때로는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솔직히 든다’ 는 발언에 대하여
▶ 2011년 2월 23일부터~25일까지, 총무사회위원회 소속 의원 7명과 관련 공무원 6명이 2박3일 동안 타시군의 시설과 비교 견학을 통하여 견문을 확대하고, 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고창군 사회복지관, 청주 목련원(화장,봉안시설), 안산 외국인주민센터, 성남 가정폭력상담소, 부산 노인장애인복지관등 비롯하여 전국 7개의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였습니다.
공무원이나 의원이 타 시군을 방문하여 시설 견학을 할 때에는 시설을 관리하는 공무원과 담당자들이 나와서 현황을 브리핑하고 현장을 안내하여 운영되고 있는 시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게 됩니다. 이러한 일은 업무 외에 추가로 이루어지는 일이므로 방문하는 쪽에서 상당한 예의를 갖추어서 사전에 공문서를 보내고 양해를 구해야 하는 사항으로, 방문하는 공무원이나 의원들은 23만 거제시민을 대표해서 방문하는 것이기에 상대에게 결례가 되지 않게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그런데 시설들을 방문하면서 김은동 의원은 가는 곳 마다 현장을 안내해주는 담당공무원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이것이 잘못되었다, 저것이 잘못되었다, 당장 고쳐라’ ‘이렇게 시설을 해서는 어떻게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느냐’ ‘이거보다 더 좋은 시설이 있으니 당장 고쳐라’ ‘이것을 장애인 편의시설 이라고 해놨나?’ 하는 등 마치 우리 거제시의 시설에 감사를 나간 것처럼 계속 지적을 하여서, 같이 갔던 의원들이 얼마나 낯 뜨거웠던지, 자세하게 안내받고 물어볼 것조차 제대로 물어보지 못할 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방문한 시설에서 설명하는 담당자가 당황하여 얼굴이 빨개지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동행한 의원들은 창피스러워서 ‘빨리가자, 빨리가자’ 하고 그 자리를 빨리 모면하고 싶어 했습니다. 저는 우리의 방문을 허락해 준 그쪽 사람들 눈치만 계속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견학일정 전체를 책임진 위원장의 입장에서 2박3일의 일정 중 몇 번에 걸쳐 ‘우리가 지금 감사를 나온 것이 아니라 타 지역 사례를 벤치마킹 하러 온 것이니 언행에 주의해 달라’ ‘우리는 23만 거제시민의 대표로 온 것이니 주의해 달라’ 고 당부하였습니다. 하지만 김의원의 그런 행동은 견학이 끝날 때까지 변함없이 이어졌고 급기야 다른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졌습니다.
‘위원장이 왜 저런 행동을 보고만 있고 제지하지 않느냐’ ‘계속 이런 식으로 한다면 견학을 그만두고 당장 거제로 돌아가겠다’ 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저는 다른 의원들의 불편한 마음도 헤아려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김의원으로 인해 화가 난 의원들에게 ‘이해하자, 그리고 현 상황은 어쩔 수 없으니 일단 견학을 마치고 평가토론회를 통하여 정리해보자’ 라고 설득해 가면서 2박3일간의 일정을 겨우 마무리 했습니다.
마지막 일정인 부산진구의 ‘노인장애인복지관’ 견학을 마치고 거제시로 돌아오는 시청버스 안에서 평가토론회를 개최하여 견학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의원 개개인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참고로 시청버스에는 뒤편에 회의를 할 수 있는 테이블이 있음)
이 자리에서 여러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견학에 대한 소감들을 발표하였고 제가 위원장으로 종합적인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김은동의원도 불편하겠지만, 김의원이 장애인이어서 우리도 함께 다니기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우리는 같이 다니려고 노력하는데, 이번 같이 손님으로 간 상황에서는 김의원이 차라리 같이 안 왔으면 그쪽 분들에게 미안한 상황은 없었을 거란 생각까지 들더라. 앞으로 주의해서 행동해 주기를 바란다’ 라는 발언을 하게 된 것입니다.

둘째 : 창원에서 판사가 직접와서 현장을 보았냐’ 고 묻자 평소 저를 조롱하고 멸시하던 그 의원은 ‘왔는데 이렇게 이렇게 걷던데요’ 하면서 저를 쳐다보며 절룩절룩 장애인 흉내를 내며 웃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식사를 하던 중이라 그 모습을 보던 의원들이 저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숙이며 못 본 척 식사를 계속하고 저는 입안에 있던 음식물이 목에 걸려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라는 발언에 대하여
▶ 2011년 12월 5일 11시 50분부터 30분가량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설치한 김백일동상의 철거와 관련한 재판을 수행하기 위하여 현장을 확인하러 왔습니다. 당일 11시부터 2011년도 거제시의회 2차 정례회 개회식이 있었기 때문에 의회를 대표해서 몇 명의 의원들만 판사의 현장 확인을 입회하기 위하여 참석하였습니다. 현장 확인을 마치고 나니 12시 30분경이 되었으며, 의회를 마치고 식사를 하러간 동료의원들이 있는 식당으로 가니 의원들 대부분은 거의 식사를 마치고 일부는 자리를 옮긴 뒤였습니다. 할 수 없이 저를 포함해 늦게 간 의원들 몇 명이서 따로 식사를 하였습니다.
식사 후 의회2층 의원실에서 몇몇 의원들이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황종명 의장님께서 오셔서 김백일 동상 재판과 관련하여 ‘판사가 왔더나’ ‘시간이 왜 그렇게 많이 걸렸나’ 하고 물어보시기에 ‘판사가 다리를 절어서 차에서 내려서 현장까지 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의장님께서 ‘얼마나 절던데’ 하고 다시 물으시는데 다리가 불편한 정도를 입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주춤거리다 일어서서 ‘이만큼 절던데요’ 하고 다리가 불편한 정도를 행동으로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누군가를 조롱하거나, 장애를 비하할 목적으로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김은동의원이 옆에 있는지를 의식하지 않았고 다른 의원들도 특별하게 김은동의원을 바라보며 웃은 기억은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당시 상황입니다.

이 두 가지 사건에서 당시 상황이야 어찌되었든 간에, 그리고 저의 뜻과 관계없다 하여도, 장애인인 김은동의원께서 저의 언행을 장애비하로 느끼셨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으셨다면, 김은동의원께 진정으로 사과드립니다. 김은동 의원이 괜찮다면, 직접 만나서 사과하는 자리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이 사건을 바라보는 장애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에 대하여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사과드립니다.

처음 이 일이 터졌을 때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그 상황이 그게 아닌데’하는 생각에 답답함과 함께, 제가 살아온 인생 전부가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거제시민의 성원으로 거제시의원에 당선되고, 그 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총무사회위원장까지 되었기에, 몸과 마음을 다하여 거제시민을 위해 전심으로 일하는 의원이 되고 싶었는데, 오히려 거제시민과 장애인들께 상처만 안겨 드린 제 자신이 너무나 서글펐습니다.
며칠 동안 밤잠을 설치며, 저의 진심을 어떻게 전달할까를 고민했으나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어찌되었든 본 의원이 총무사회위원장 자리를 맡아 그 일을 추진하던 중에 벌어진 것이기에, 제가 위원장으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결과가 아닌가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에 장애인들과 김은동의원께 진정으로 사과하는 의미를 담아, 총무사회위원장 사퇴서를 제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는 평의원의 신분으로 돌아가, 그 동안 장애인을 위하여 진행하던 사업들과 거제시민이 저에게 맡겨주신 일들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또한 우리 진보신당 장애인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여, 당 내 진상조사를 성실히 받을 것이며, 그 결과도 모두 수용하겠습니다. 끝으로, 진보신당 당원동지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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