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9만여명 피란민 무사수송 업적 기려

 
제시가 6·25전쟁 당시 중공군 개입으로 전세가 불리해진 동북부전선(함경남·북도 일원)의 국군과 미군, 피란민들을 경남 거제시로 무사히 수송한 ‘흥남철수작전’을 주도했던 미국 상선을 인수하는 작업을 본격 화한다.

흥남철수작전은 1950년 국군과 유엔군(미군)이 중공군의 개입으로 포위되자 함경남도 흥남항에서 10만5000명의 군인과 9만1000여명의 피란민, 차량 1만7500여대, 군수품 35만t을 193척의 함대에 싣고 12월15∼24일 거제 장승포항으로 철수한 작전이다. 이 작전은 현재까지도 세계전쟁 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상철수 작전으로 기록됐다.

거제시는 22일 당시 이 작전에 참가했고 현재 미국에 있는 ‘레인 빅토리호(로스앤젤레스)’, ‘레드오크 빅토리호(캘리포니아)’, ‘아메리칸 빅토리호(플로리다)’ 중 1척을 인수하기 위해 27일 미국 현지에서 관련 설명회를 갖는다고 22일 밝혔다.

메러디스 빅토리아호
이 상선들과 함께 철수작전에 참가했던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조작전을 성공시킨 배로 인정돼 2004년 기네스북에 올랐지만 1993년에 고철용으로 중국에 판매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번 거제시의 인수 대상인 3척의 상선은 각각 7600t 규모에 탑승 정원이 60명인데 사라진 메러디스 빅토리호와 동급이다. 거제시는 당시 군수품 등 물자만 옮긴 레드오크 빅토리호·아메리칸 빅토리호와 달리 7009명의 피란민을 흥남항에서 거제 장승포로 수송한 ‘레인 빅토리호’를 가장 유력한 인수대상으로 작업을 추진 중이다.

로스앤젤레스 산페드로항에 정박 중인 레인 빅토리호 선상에서 열릴 예정인 이번 설명회에는 권민호 거제시장이 직접 나서 이 선박이 대한민국 거제로 와야 하는 이유와 ‘흥남철수 기념공원 조성계획’ 등을 중심으로 설명회를 한다. 이번 설명회는 거제시가 빅토리 계열의 상선 인수를 추진한 지 2개월 만에 성사됐다.

설명회를 주선한 LA총영사관은 거제시가 “상선 인수에 앞서 현지 관계자들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기 위해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을 거친 3척의 상선 모두 현지에서 박물관과 기념관 등의 기능을 하며 일반인들에게 유료로 개방되기 때문이다. 레인 빅토리호는 매년 여름에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연안 크루즈도 하는 등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아 동의와 이해 절차는 필수적이다.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에 참가한 미국 상선 ‘레인 빅토리호(로스앤젤레스)’의 모습. 거제시는 당시 수송선을 인수해 장승포항 일대에 전시할 계획이다. 거제시 제공
거제시는 선박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2016년까지 510억원을 들여 장승포항 일대에 9만9000㎡ 규모의 ‘흥남철수 기념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시는 미국서 가져온 상선은 장승포항 연안에 정박시켜 모노레일로 기념공원의 진입도로 입구와 연결해 관람객들을 위한 역사관 등으로 활용하고 미국처럼 크루즈 프로그램도 마련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시는 이 상선이 뜻깊은 선박으로 정치적 기부 형태로 인수를 받는다는 입장이지만 만약 인수 자체가 불가능해지면 고철로 사라진 ‘메러디스 빅토리호’에서 피란민들이 사흘을 보낸 화물칸을 그대로 재현한 해상박물관을 만들어 기념공원 상징물로 삼을 예정이다.

시는 흥남철수 기념공원 조성사업을 경남도가 시·군별 균형발전을 위한 핵심과제로 추진 중인 ‘모자이크 프로젝트’ 희망사업으로 신청했으며, 7월 중순쯤 지원대상으로 선정되면 도비 200억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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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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