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재 교수
손호재 교수

【거제인터넷방송】= 2023년 1월 17일 오후 3시 15분, 대한민국이 만든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초음속 비행을 성공했다. 한국은 세계 8번째 자국기가 초음속 비행을 성공한 국가가 되었다.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에 다시 한 번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초음속 비행은 단순하게 비행기 기체에 성능 좋은 엔진을 장착한다고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소리의 속도 보다 빠르게 비행하는 것은 험난한 과정을 극복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음속 돌파 시 발생하는 충격파가 비행기 동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커서 지금까지 우리를 제외하고 전 세계 7개 나라만이 성공을 한 것만 보아도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

세계 최초의 초음속 비행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과 소련(현재 러시아)이 체제 경쟁을 하던 1947년 10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상공에서 이루어졌다. Charles Yeager 대위는 그의 아내를 위해 Glamorous Glennis라는 별명을 가진 벨 X-1을 가지고 수평 비행해 달성했다. 이 비행기는 지상에서부터 이륙한 것이 아니라 B-29 비행기의 폭탄창에서 낙하 발사되었고 마하 1.06에 도달했다. 착륙은 엔진이 꺼진 후 자연스럽게 미끄러져 마른 호수 바닥에 착륙했다.

최초의 초음속 비행기에 관한 다른 몇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미국이 소련 등의 경쟁 국가에 정보가 흘러가지 않도록 통제를 했는데 그 내용이 잡지사 기자에게 유출이 되었다. 약 2달 뒤에 대대적으로 신문과 잡지 등에 뉴스로 보도된 후 미 공군은 폭로한 기자에게 법적 조취를 취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명칭 벨 X-1에서 보듯이 이것은 최초의 체계화된 새로운 비행기 제작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즉, 모든 새로운 비행기 제작을 위한 연구 프로젝트는 ‘X-번호’를 순번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면, 최초의 실전용 스텔스 전투기인 F-35는 록히드 마틴의 X-35가 개발 원형이며 현존하는 전투기 중에 최강인 F-22 랩터도 록히드 마틴의 X-44로 연구 개발되었다.

벨 X-1 비행기는 동체와 날개의 각도가 수직인 곧은 날개(straight-wing) 형태를 가진 유일한 비행기이다. 즉,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동체와 날개의 각도를 뒤로 처친 후퇴각 날개를 가져야 하지만 X-1 비행기는 아니다. 당시에도 2차 세계대전 중 독일 항공기 성능을 벤치마킹해 음속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후퇴 날개 설계가 필요하다고 믿었는데 벨 X-1이 곧은 날개 형태로 초음속 비행을 성공했다는 소식은 많은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현재 모든 초음속 비행기는 후퇴각 날개를 가졌다.

X-1의 다양한 변형이 초음속 비행의 여러 가지 측면을 테스트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그 중 하나인 X-1A는 Charles Yeager가 조종을 맡았는데, 의도하지 않았지만 음속의 2배 이상으로 초음속 비행 시 무거운 동체의 관성이 항공기를 안정시키기 위해 날개와 동체 꼬리 부분에 생성된 공기역학적 힘과 모멘트를 초과하는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다. 마하 2.4 이상에 도달한 직후 Yeager는 당시 알려지지 않은 이 현상으로 인해 약 24,000m에서 X-1A의 통제권을 잃었고 모든 3차원 회전 운동을 동시에 제어할 수 없는 긴급한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Yeager는 1분도 안 되어 16,000m로 하강한 후 약 8,800m에서 비행기를 제어할 수 있었다. Yeager의 이 탁월한 비행 기술로 극도로 위험한 상황을 막았던 것이다. 하지만 다른 시범비행 조종사는 Bell X-2를 테스트하면서 유사한 상황 하에서 목숨을 잃었다.

최초의 음속 돌파 비행을 한 Charles Yeager는 6.25 동란에도 참전을 했고 또한 그는 1953년 북한군 조종사 노금석이 MiG-15를 타고 한국으로 망명한 후 그 MiG를 조종한 최초의 미국 비행사였다. 참조로 북한군 대위로 남쪽으로 내려온 노금석은 2022년 12월에 향년 90세로 미국에서 사망했다.

미국이 현재 세계 최강의 항공 우주 기술을 가진 것은 이런 최초의 초음속 비행기 벨 X-1 성공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1958년에 설립된 것은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으나 이런 초음속 비행의 성공이 NASA 설립의 초석이 되었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대한민국도 세계 8번째 초음속 비행기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계기로 21세기 우주시대를 선도해야 한다는 자세로 한국판 NASA가 빠르게 설립되길 조심스럽게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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