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재 교수
손호재 교수

【거제인터넷방송】= 2023년 새해 벽두부터 좋은 소식 하나가 우리의 눈과 귀를 호강하게 만들었다. '가장 강력한 국가' 순위에서 한국이 일본을 꺾었다는 기사이다. 미국 US뉴스앤월드리포트(USNWR)는 ‘2022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the planet’s most powerful countries)’ 순위를 지난달 31일 발표했고 군사력과 경제력, 외교력 등을 합산해 평가하는 이 국력 조사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 독일, 영국 다음으로 한국이 6위를 기록한 것이다.

비록 USNWR은 한국의 명품 선호, 인구 고령화 문제, 건강보험 및 의무 교육 등에 관한 문제점을 언급했지만 한국은 일본과 자리를 바꾸며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 최고의 국력을 가진 국가로 평가를 하였다. 이는 군사력과 경제력, 외교력을 넘어 문화적으로도 음악, 영화 등으로 표현되는 대중문화의 상당한 부분에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 될 것이다. 이런 국력을 유지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국력을 분석하고 살펴보면 더 의미가 있을 듯하다.

국력을 물리적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가속도의 법칙이다. 가속도의 법칙은 그 유명한 뉴턴의 두 번째 운동법칙으로 식은 F=ma. 여기서 F는 힘(force), m은 질량(mass), a는 가속도(acceleration)이다.

이 가속도의 법칙은 힘이란 질량과 가속도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즉, 국력이란 힘은 국가가 기진 재원과 국민이란 절대 질량에 비례하며 역동성이라는 가속도에 또한 비례한다는 것이다. 인구가 적으면 역동성을 높여 국력을 키우는 것이 가능하며 이런 경우가 바로 대한민국이 아닐까 한다. 또한 질량 m에 힘이 작용하면 이 물체의 속도가 변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뉴턴역학에서의 힘이란 물체의 속도변화의 요인이 되는 무엇이다. 가속도는 말 그대로 속도가 변해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물리량이다. 즉, 가속도란 시간에 따른 속도의 순간적인 변화량이다. 그러므로 국력의 변수인 가속도는 속도의 변화량으로 결국 역동성을 표현하는 지표가 되는 것이다.

이 가속도의 식은 벡터로 표현되는 식이다. 즉, 크기만 존재하는 스칼라 식이 아니라 크기와 함께 방향도 존재하는 식이다. 다양성을 나타낼 수 있는 함수식인 것이다. 다양성과 방향성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운동의 변화는 가해진 힘에 비례하며 힘이 가해진 직선 방향으로 일어난다. 여기서 운동의 변화는 운동 상태의 변화를 말하는데 뉴턴이 생각했던 운동 상태는 운동량(momentum)이라는 물리량으로 표현된다. 그러므로 국력도 절대적인 크기가 있지만 방향성도 존재하는 것이며 그 내용은 모멘텀이라는 핵심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즉, 각 분야별 역량을 나타내는 크기가 있지만 그것과 함께 그 다양성의 모멘텀이라는 방향성도 중요한 것이다.

뉴턴은 1687년에 발표한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프린키피아)>에서 자신의 두 번째 운동법칙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같은 힘이라면, 질량과 가속도는 반비례한다. 즉, 질량이 크면 변화(가속도)에 둔하다. 그러므로 방향을 바꾸려면 많은 힘이 필요하다. 그런데 만약에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F=ma에 의해 힘(F)이 0이면 질량이 0가 될 수 없으니 a가 0이 된다. 즉 속도의 변화가 없다. 그러므로 국력이 없다거나 정체되었다는 것은 국민은 존재하지만 가속도가 없는 즉 속도 변화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정지한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을 것처럼 변화 없이 정체인 상태인 것이다. 운동하는 물체는 그 속도로 계속 운동할 것처럼 속도 변화 없이 그냥 유지하는 것이다. 즉 이 관성의 법칙은 가속도의 법칙에서 힘이 0인 아주 특별한 경우에 대한 것이다.

뉴턴 제2법칙의 깊은 철학은 크고 작은 사회 현상에도 직접 적용될 수 있다. 사회라는 곳에서 조직이든 사람이든 몸집이 커지면 그만큼 외부 변화에 둔감하기 마련이다. 바둑에 대마불사(toobigtofail)라는 말이 있다. 많은 점으로 넓게 자리를 잡은 큰 말은 잘 죽지 않는다는 뜻이다. 바둑판 위의 돌이 많이 놓여 말이 커지면 여기저기서 타개할 여지가 많아지기 때문에 결국은 살길이 생겨 쉽게 죽지 않는다. 조직과 기업들이 덩치를 키우려는 이유도 기본적으로 대마불사의 신화 때문이다. 커질수록 규모의 경제학이 실현되기 때문에 비용도 줄어들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덩치에 따른 맷집이 커지기 때문에 어지간한 외부 영향으로 쓰러지지 않는다.


한편 조직이 비대해지면 급변하는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덩치가 크면 방향을 바꾸는데 많은 힘이 들어간다. 조직이 너무 비대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커질수록 더 멀리 내다보고 미래의 기회와 위험에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뉴턴의 운동방정식인 F=ma는 기본적으로 힘과 질량과 가속도에 관한 간단한 관계를 담고 있는 듯 하지만 그 철학은 사회현상을 아우르는 내용을 깊게 포함하고 있다. 우선 똑같은 힘을 주는 경우 질량이 클수록 가속도는 작아진다. 질량이 크면 외부의 힘에 의한 속도의 변화가 크지 않다. 반대로 질량이 작으면 같은 힘을 줘도 속도의 변화가 크다. 이는 우리의 사회 현상과 궤를 같이한다. 그러므로 2023년은 국력을 키워 외적 요소에 덜 민감하고 덜 영향을 받는 그런 묵직한 한 해가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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