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봉
김대봉

【거제인터넷방송】= 강원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자금경색 되면서 대한민국의 자금 흐름이 막히는 돈맥경화의 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2,050억 원으로 막을 일이 50조 원을 투입해도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고, 제2의 IMF가 터지는 것 아니냐며 자본시장은 전전긍긍한다.

강원도가 44%의 지분을 출자한 강원중도개발공사는 개발 자금 마련을 위해 BNK 투자증권을 주관으로 2,050억 원의 어음을 발행했고, 금융회사들은 지방정부인 강원도가 어음에 대한 채무보증을 약속했기에 이를 믿고 자금을 빌려줬다.

그러나 레고랜드 사업이 승인 안되면 소양강에 뛰어내리겠다며 사업을 지지했던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도지사 취임 100일도 채 되지 않아 약속했던 채무보증 불이행을 선언했고, 결국 부도 처리를 시켰다.

채무보증 불이행과 부도 처리 후 초우량 채권으로 평가받는 한전과 한국도로공사에서 발행한 채권이 전부 유찰되는 등 채권시장 전체가 대혼란에 빠졌다.

또 전국의 중소건설사에 자금난이 확산되는 것에 이어 그 후폭풍이 주식 시장과 지자체, 지방공기업으로도 향하고 있으며, 대출 중단, 연쇄적 금리 인상 등 서민 피해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 공기업에서 발행한 채권, 어음은 빌려주면 이자를 더해 돌려받을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한 정치인의 사려 깊지 못한 판단과 약속을 깨버리는 사태로 이제는 금융시장이 대한민국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레고랜드 김진태 사태다.

과거 거제시 정무특보로 있으면서 지역 현안 사업과 정부 부처 공모사업, 국도비 확보 등을 위해 부처와 국회 등을 오가며 힘을 보태오면서 주요하게 추진해온 사업 중 하나가 지혜의 바다 복합문화 도서관이었다.

당시 변광용 시장은 상문중학교 신설, 지혜의 바다 도서관, 실내체육관 신설, 그 외 교육현안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며 지혜를 짜냈고, 마침내 경남도 교육청이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경남도내에서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 도서관을 거제에 조성하는 것으로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앞서 체육계는 실내체육관 이전 및 신축 체육인 건의서를 제출했고, 교육계와 학부모 단체, 김성갑 전 도의원을 비롯한 시, 도의원의 지원과 협조로 추진에 탄력을 받아 갔다.

그러나 국민의힘 박종우 거제시장이 취임 후 거제 지혜의 바다 복합문화 도서관을 사실상 백지화하면서 이를 기대하고 혜택을 누려야 할 시민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거제시와 경남도 교육청이 협약을 맺은 기관 대 기관의 약속이고, 선관위에도 박종우 시장이 5대 주요 공약으로 제출한 시민들에 대한 약속인 지혜의 바다 도서관이 한순간에 휴지 조각이 되면서 신뢰를 잃고 불신이 커져가고 있다.

취임한지 불과 60일도 채 되지 않아 경남도 교육청에 단칼에 지혜의 바다 도서관 건립 협약 파기를 밝혔고, 100일도 안되어 의회 공식 석상에서 백지화에 쐐기를 박았다.

이에 대해 경남도 교육청 관계자는 타지자체에서 건립을 요청하는 곳이 많으니 교육청 입장에서는 다른 곳을 알아보면 되지만 거제시민이 누릴 혜택이 사라짐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시민에게 공식적으로 자신 있게 한 약속을 다각적 깊은 검토 없이 전무후무한 단시간 안에 스스로가 공개적으로 지키지 못하겠다고 자신 있게 밝히는 것에 시민들은 난생처음 겪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백지화를 밝힌 후 불과 20여 일 만에 2027년까지 5,000㎡ 규모의 거제시 중앙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겠다며 급조하듯 발표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추진될 거제시 중앙도서관은 40%의 문체관광부 국비를 지원받아 무산된 지혜의 바다 도서관처럼 100억 이상의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고, 도서관 발전종합계획 수립 용역 등을 시행 중이라 부연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2027년까지 거제 대표 도서관을 짓겠다는 거제시의 발표를 믿지 못하고 있다. 이미 신뢰에 금 갔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물리적으로도 2027년 개관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5,000㎡ 규모의 중앙도서관은 3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문체관광부는 도서관 건립 지원 사업 국비 40% 보조는 부지매입비를 제외하고 지원하며 대형시설 위주의 도서관 건립을 지양할 것을 방침으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체관광부는 2022년 전국의 기초지자체 113곳에 도서관 건립 예산을 보조했지만 거제시가 밝힌 국비 100억 원이 확보 가능하다는 것과는 달리 거점 중소형 복합 도서관 건립 지원에 방점을 두면서 결과적으로 한 사업당 평균 12억 2천여만 원을 지원했다.

물론 향후 변광용 거제지역위원장이나 서일준 국회의원 등이 국비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도서관 건립사업은 지방이양 균형발전특별회계 사업으로 재정 운용, 사업 우선순위 선정 등 제약과 한계가 있다.

즉 거제시 중앙도서관 사업을 우선하여 새로 시작하게 되면 거제시립 박물관 건립 사업, 아주·중곡 공용주차장 건립 사업 등과 같이 현재 거제시에서 시행 또는 추진 중인 사업이 도서관 사업 때문에 후 순위로 밀려나거나 중단되는 사안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

도서관발전 종합계획 수립 용역 또한 이번에 새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다. 민선 7기 변광용 시정 때 이미 창원 소재 법인에 발주해 과업을 수행 중인 상황이다.

또 통상적 절차상 △도서관 발전 종합 계획 수립 용역 △사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 △행안부의 재정투자 심사 △시의회 공유재산 관리 계획 심의 △도시 관리 계획 시설 지정 △문체관광부 공공도서관 사전평가 △균특 예산 확보 △토지매입 △공공 건축심의위원회 및 설계 공모 △기본 설계, 실시 설계 △BF 인증 △약 2년의 토목 및 건축 시공 기간 등 필수적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때문에 빨라야 2029년 이후가 돼야 개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행안부 재정 투자 심사와 1년에 두 번 열리는 문체관광부 공공도서관 사전평가의 문턱을 넘는데 소요될 시간을 감안하면 2030년을 훌쩍 넘길 가능성도 높다.

거제시는 지혜의 바다 도서관을 백지화한 사유로 △지혜의 바다 도서관 조성 시에 현) 거제도서관 폐쇄 우려 △체육시설 분산 △체육관 신축 계획 부재와 체육관 장기간 미사용 등 다수 시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었다.

추진했던 지혜의 바다 도서관과 현 거제도서관과의 거리는 불과 500여 미터다. 지혜의 바다 도서관이 개관된다면 현 거제도서관이 폐쇄되더라도 시민들이 크게 불편을 느낄 거리가 아니다.

현 거제도서관의 13만 권의 장서는 지혜의 바다 도서관으로 옮겨 활용하고, 현 거제도서관은 시민문화 공간, 시민사회단체 공간, 청년·여성·은퇴자 사무 창업 공간, 수험생 공부방, 교육 공간, 자원봉사단체 공간 등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해 다시 시민들에게 돌려드리며 재탄생하면 된다.

시설의 집적은 세종시 정부청사, 창원 가구거리 등과 같이 한데 모아서 효율을 높이거나 매출의 극대화를 꾀하며 시너지를 내는 경우에 효과적이다.

종합운동장 옆에 실내체육관이 무조건 함께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럴 거면 하청 야구장은 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과 같이 있지 않고, 왜 하청에 있는가? 시청 부서인 농업기술센터는 왜 거제면으로 이전하는가?

오히려 시민들의 접근성 등을 고려해 적절히 분산 배치하는 것이 지역균형발전과 지역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도 효과적이다.

거제시의 발표대로라면 실내체육관은 시설 분산하면 안 되기에 현재의 자리에서 앞으로 움직일 수 없거니와 연약한 지반과 부지가 협소한 관계로 현재 위치에 대규모로 새로이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체육인들에게 오랜 숙원과 희망을 접고 그냥 거기서 지내라라는 말과 무엇이 다를까.

체육관의 장기 미사용에 대해서는 협약을 맺기 전 학교 강당, 운동장 등의 시설을 적극적으로 개방하여 시민과 체육인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경남도 교육청과 사전에 협의를 마친 부분이다.

필요하다면 양대 조선소의 체육관과 강당 이용에 협조를 구할 여지도 있다.

또 체육인 건의서에서 나타나듯 제대로 된 전국 단위 행사 유치, 체육인의 오랜 숙원과 희망, 체육계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다소간의 불편함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교감한 부분이다.

아울러 체육관 신축 계획이 추진되고 있었음에도 기본계획 및 타당성 검증 등 행정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부재하다고 판단했다면 부족한 부분은 다시 계획을 수립하고 보완해 추진하면 될 일이다.

이번에 시에서 발표한 거제시 대표 중앙도서관 건립은 기본계획 및 타당성 검증이 완료되지 않았다. 네 것은 안되고, 내 것은 된다는 내로남불이다.

결국 의지와 관심을 가지고 행정의 연속성이 존중되면서 시민과의 약속을 더 중요하고 큰 가치로 여기느냐의 문제다.

기관과 기관의 약속, 시민과의 약속이었다.

앞으로 시민 어느 누가 거제시를 믿고, 어느 민자 투자자가 거제시를 신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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