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민
김선민

【거제인터넷방송】= 47.83% vs 48.56%. 숫자가 굉장히 치열한 선거였음을 말해준다. 0.73%p 차. 우리 거제시 정도의 인구 차이로 여야가 5년 만에 바뀌었다. 이번 선거로 청년 세대가 무엇을 느꼈을까?

지난 9일 오후 7시 반, 출구조사가 발표됐을 때 국민의힘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차이는 단 0.6%.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에 들어가기 전까지 상당수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우세를 기록했던 윤 후보였다. 특히 사전투표 전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극적인 단일화 이후 최소한 보수진영에서 윤 후보의 승리를 의심한 이는 거의 없었다. 이준석 대표는 오차범위 밖 승리를 자신하기도 했다. 전날 새로운 물결 김동연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한 이재명 캠프에서 야합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것은 두 후보의 연대가 불러올 단일화 효과를 민주당 역시 의식하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예상 밖의 선전에 기사회생한 분위기였다. 송영길 대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 자정이 조금 지난 시각 역전에 성공한 윤 후보는 리드를 내주지 않았고 치열한 접전 끝에 동트기전 새벽녘 당선을 확정지었다. 24만 표 차이, 직선제 개헌 이후 최소 표 차이다. 때문에 캐스팅 보터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발했던 선거였다.

지상파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남성 58.7%가 윤 후보를 선택했다. 36.3%를 기록한 이 후보를 20% 이상 앞선 수치다. 20대 남성만큼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30대 남성 역시 더 많은 비율로 윤 후보에게 지지를 보냈다. 지난해 4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서울의 이대남으로부터 72.5%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국민의힘이었다. 물론 전국 단위가 아닌 점, 오세훈과 윤석열의 차이,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보궐선거가 실시된 이유를 감안 해야겠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선 다소 아쉬운 결과다.

약 13% 정도의 지지를 보내준 호남 역시 윤 후보의 당선을 도운 결정적 공신이 됐다. 역대 보수정당 대선 후보들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윤 후보는 이 대표와의 호남 공략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특히 광주 쇼핑몰 공약은 호남 2030 세대의 민주당 비토 정서를 강하게 자극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금부터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몫이다. 2030 세대는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특히 30대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지지를 보낸 세대였다. 그러나 2021년 재보궐 선거를 기준으로 청년 세대는 돌변했고, 그 후 1년만인 20대 대선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결과로 당락을 좌지우지하는 등 그야말로 헌법에 명시한 국민 주권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주목해야 할 부분, 바로 2030 청년 세대의 냉철함이다.

각 정당은 특정 세대별로 최소한의 지지 기반이 있다. 30대를 기준으로 부모님 세대는 보수 정당을, 4050 세대는 민주당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2030 세대는 다르다. 최근 몇 차례 선거 당선인에 대한 득표율만 봐도 현재 대한민국의 캐스팅 보터가 어느 세대인지 알 수 있다.

이는 결코 ‘청년 세대만큼은 절대적 지지 기반으로 둘 수 없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세대별로 ‘그래도 뽑아줘야지’하는 연민은 이들에게 낭비다. 불안한 시기에 늘 불안을 달고 있는 이들의 삶에서 국가의 일꾼을 감성적으로 뽑아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견해를 떠나 최근 몇 차례에서 보여준 선거의 세대별 평균적인 득표율과 당락의 결과를 봤을 때 과연 이 나라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세대는 어느 세대일까?

청년이 달라졌다.

“표로 심판해 주십시오” 정치권의 고전적인 외침을 청년 세대가 완전히 받아들였다. 표로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을 확증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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