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민
김선민

【거제인터넷방송】= 지금 학생 운동선수들이 충분한 운동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 성공 이면에 있는 고질적인 악습이 국제 대회마다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정부가 체육 정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놨기 때문이다.

엘리트 중심의 스포츠 문화를 생활체육 위주로 바꾸겠다고 체질 개선을 선포한 정부 정책이 전문 체육인의 길을 준비하는 학생 선수의 운동권마저 처참히 제한해버린 것이다.

분명 엘리트 스포츠 문화에도 잘못은 있다. 성적 지상주의에 기반을 둔 엘리트 중심의 육성시스템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의 인권은 유린당했고, 선수촌의 폐쇄성은 스포츠계에 만연한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했다. 지도자들은 신분 유지를 위해서라도 좋은 성과가 있어야 했고, 선수들은 기량 향상과 대회 출전을 위해 말 못할 사정들은 스스로 감수해왔다. 스포츠 불모지에서 이룩한 경이로운 성과 기저에는 한국 스포츠 특유의 악습이 깔려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더 문제는 국가였다. 엘리트 중심의 선수 육성시스템을 적폐로 규정한 현 정부조차 대규모 국제 대회마다 목표 성적을 설정해 지령처럼 내려보냈다. 생활체육 중심으로 정책 전환을 시도중인 변곡점에서도 금메달을 주문하는 이면성은 정부 또한 체육 정책의 갈피를 제대로 못잡고 있다는 방증인 것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워서는 안된다. 성장에 따른 폐단이 진단되었다면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에 대한 정책을 타계해야지 성장 자체를 막아서는 안된다. 생활체육 중심으로 갔다가 체육청까지 설립하면서 자국 스포츠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는 일본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엘리트 스포츠 문화의 병폐 때문에 학생 운동선수가 전문 체육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마저 없어지면 안된다. 대한민국은 광복 이후 고도의 산업화로 전무후무한 경제 성장을 이뤘고, 스포츠 또한 국가적 엘리트 육성 정책으로 단기간에 경이로운 성과를 이룩해냈다. 폐단을 뿌리 뽑기 위한 스포츠계의 끊임없는 자정 노력과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된 구조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의 변화로 반드시 학생 운동선수에게 최선을 다해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해줘야 할 것이다.

학생 운동선수에게는 삶이 걸린 전문 체육인으로의 길, 대한민국 스포츠계에는 약진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체육 정책, 분명히 잘못은 진단되었다. 이제는 각각의 분야에서 쇄신을 통해 학생 운동선수와 대한민국 체육의 도약을 다시금 모색할 때이다.

국가대표 선수의 모범을 양분 삼아 학생 운동선수들이 마음껏 꿈을 향해 정진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체육 정책의 올바른 변화를 기대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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