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인터넷방송】= 삼성중공업이 조선불황에 따른 자구계획 일환으로 비(非)생산시설을 잇따라 매각하자, 장평주민들이 “토착민들의 문전옥답을 강제수용 해 놓고, 이제 와서 땅 투기를 하는 것이냐”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지금의 비생산시설 매각방식은 사실상 조선업 포기수준과 다를 바 없다며 주민 생존권 사수 차원에서 대규모 항의집회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장평동 와치마을 운영위원회는 삼성중공업의 잇단 복지시설 매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오는 15일 오전 10시 삼성 정문에서 장평 와치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항의집회는 코로나로 인해 최대 49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는 한계점을 감안, 단번에 많은 수 보다, 장기전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특히 와치마을 주민들은 삼성에서 책임있는 해명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서울 삼성본사 앞 상경투쟁까지 강행할 작정이다.

지난 2000년대 초 장평고개 레미콘공장 설립당시 장평주민 수 백 명이 거제시청과 장평을 오가며 매일같이 벌인 항의시위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터라, 이번 장평 주민들의 집단반발도 당시 못지않은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와치마을 주민들은 “삼성중공업이 사내 재정악화를 이유로 장평오거리 사우매장을 약60억원에, 바닷가 옆 게스트하우스를 350억원에. 인근 외국인 아파트를 440억원에 차례로 매각한데 이어, 이번에는 조선소 설립 초기에 지은 사내 사원아파트까지 1300여억원에 매각한다는 계약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 땅들은 조선산업 용지나 직원들의 후생복리를 빌미로 토착민들의 땅을 헐값에 강제수용 한 것인데, 조선불황을 명분삼아 세월이 흘렀다고 수용당시 목적을 벗어난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주민들은 또 “사내 사원아파트는 산업단지 용도였다가 지난 2015년 준 주거지로 변경된 곳”이라며, “변경당시 회사 재정타계를 위한 은행 담보율 제고차원에서 용도를 바꾼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이 아파트를 비싼 값에 팔기위한 의도적인 투기 꼼수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특히 “장평지역 준 주거지는 31층까지 아파트 신축이 가능하다. 사원아파트가 매각되고 이곳에 대형 아파트가 들어서면 삼성내부가 훤하게 다 드러나게 돼 있다”면서 “삼성중공업이 조선업 포기수순을 밟지 않고서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삼성의 저의를 크게 의심했다.

장평 와치마을 운영위원회 모 임원은 “장평지역은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북서풍을 안고 사는 지역”이라며 “조선소 설립 이후 근 50년을 이주민 단지에서 갖은 분진공해에 시달리며 묵묵히 살아온 주민들을, 위로하고 상생하기는커녕 기만하고 외면하는 삼성의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행동으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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