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을 벌이고 있는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좌)과 최양희 경제관광위원장(우)
논쟁을 벌이고 있는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좌)과 최양희 경제관광위원장(우)

【거제인터넷방송】조형록 기자= 최근 거제시의회는 본회의만 열리면 시끌벅적하다. 간담회에서 충분히 의논될 만한 안건들 마저 본회의장에서 거론해 언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오전 10시 거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올해 2차 정례회 1차 본회의가 열렸다.

이번 2차 정례회는 오는 23일까지 22일간 올해 3차 추경과 조례안,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한다.

1차 본회의는 의원들의 공무국외출장 결과를 보고하기 전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보고를 마친 후 최양희 의원이 보고서에 대해 질문이 있다며 이의를 제기해 다툼이 일었다.

최 의원은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오는 과정에서 올해초 행정안전부로부터 내려온 표준 권고안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행안부 표준안에는 출장을 다녀온 공무원은 15일 이내에 의장과 심사의원, 심사위원에게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출장 계획서를 출국 30일 전까지 심사위원들에게 제출해야 하는데 이것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행안부 표준안을 토대로 관련 규칙을 개정했는데도 지켜지지 않은 이유를 따졌다.

옥 의장은 최 의원의 질문(제안)이 본질을 벗어난 것 같다고 짚었다. 시민들이 낸 세금을 경비로 사용해 다녀온 6박 8일 동안의 보고 느낀 점을 의회에 보고하는 것이 요점인데, 그 과정에 행안부 권고안(15일 이내 보고서 제출)을 지키지 않은 것이 문제되냐는 취지다.

최 의원은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따졌고, 옥 의장은 이미 석달전 의원 간담회와 설문조사를 통해 공무국외출장 관련 의견을 취합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당시 8대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취지였지만, 출장내용을 정하기도 전에 공식적으로 3명이 빠진다고 했고 그 가운데 한명이 최 의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자신이 제안한 부분과 연관이 있냐며 자신이 질문(제안)한 내용에 대해서만 답변을 요구했다.

옥 의장은 하루이틀 늦어진다고 보고서 결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지 모르겠다며 반박했지만 최 의원은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간 소통이 안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보고서를 제출해야 할 기일에 의원들 국내연수일정이 포함돼 있었는데, 최 의원만 연수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국내연수와 관련해 자신과 의논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중요한 내용을 자신과 의논도 하지않고 결정했냐며 옥 의장에게 따졌지만, 이와 관련한 의원 간담회에 자신이 참석하지 않아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최 의원은 의장단회의에서라도 의논이 됐어야 하는 문제라고 주장했지만, 자신과 의원들간 소통이 안된다는 점을 검증시켜 준 셈이다.

출장 규칙을 지키지 않았냐는 최 의원의 주장에 노재하 운영위원장은 행안부 권고안에 따라 심사위원회에서 의원들을 배제시키는 등 관련 규칙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권고안은 반영하느냐 안하느냐 문제이고, 15일은 촉박했다고 답변했다. 합동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동행한 의원들의 소감과 정책제안을 확인하고 오류에 대한 점검을 거쳐야 하는데 15일은 부족하고, 30일도 촉박하지만 행안부 권고안이기 때문에 최대한 따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광역의회같은 경우 60일 이내로 정하는 경우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개별보고서를 합동보고서로 만드는 과정에 시일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의장에게 유선으로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규정이 강화됐다는 노 위원장의 발언에 반발하며 자신이 행안부 표준안을 다 확인했는데 내용과 다르다며 강화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보다못한 옥 의장이 간담회에서 정리하자며 중재에 나섰지만 최 의원이 “그러면 앞으로 전부다 간담회에서 결정하면 되겠다”는 어조로 발언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노 위원장은 이번 언쟁을 이솝우화 가운데 한 작품인 '돼지들의 소풍'으로 풍자하며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돼지들의 소풍'은 12마리의 돼지가 소풍을 가다가 개울을 건넌 후 일행이 다 왔는지 하나하나 숫자 세기를 반복하다 정작 목적이었던 소풍은 해보지도 못했다는 내용의 우화다.

최 의원은 마지막까지 행안부 표준안이 강화된게 아니라고 딴지를 걸었다.

옥 의장은 평소 지방분권을 말하던 최 의원에게 행안부 표준안이 중앙에서 지방을 옥죄는 내용이 아니겠냐며 권고안을 무조건 따라야 하냐며 되물었다.

최 의원은 대부분 참고라고 말하면서도 ”행안부 표준안보다 강화하는 건 이해하지만 그것보다 관대하게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보다못한 김용운 의원이 "규칙은 상반기에 개정이 이뤄진 상황으로 운영위원회에서 개정됐고 본회의에 통과한 사안인데 이제와서 당시에 왜 그렇게 했냐를 이자리에서 문제 삼는게 맞냐"며 의장에게 의제와 맞는 발언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제재를 요청했다.

최 의원은 이 와중에도 그때 규칙은 문제삼지 않지만, 그 규칙을 왜 지키지 않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공무원들은 "제발 의제에 맞는 발언을 했으면 좋겠다"며 불평을 늘어놨다.

최근 거제시의회 본회의를 살펴보면 상대의원에 대한 트집잡기에 여념이 없다.

옥 의장은 “의회가 토론의 장이 돼야 하고 의원 개개인이 시민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만큼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참아왔지만 몇몇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해 의사 진행방식을 심각히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거제시의회 회의규칙은 거제시의회의 민주적이고 능률적인 운영에 기여하기 위해 존재한다.

거제시의회 회의규칙 제35조 (의제외 발언의 금지) 1항에는 모든 발언은 의제의 본질을 벗어나거나 허가받은 발언의 성질에 반해서는 안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매번 본회의때마다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거제시의원들의 언쟁,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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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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