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록 차장
조형록 차장

【거제인터넷방송】조형록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지역 정치인들의 체감온도차가 너무 극명한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일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변광용 거제시장과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 정치인들과 달리, 인구 100만 명이 넘는 울산광역시장과 울산광역시의회 의장 등이 현대중공업 본사 서울이전을 반대하는 삭발투혼까지 보이는 등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거제지역 노동자들과 시민들은 대우조선의 매각 반대가 아닌 동종사 매각, 밀실야합, 재벌특혜를 반대해 왔다. 그 과정에서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이하 대우노조)와 범시민대책위를 필두로 지역구 국회의원과 지역 정치인들이 합류하면서 거센 항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없었다. 서울상경 투쟁 때도, 옥포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때도, 민주당 인사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심지어 대우조선매각과 관련해 같은 날 오전 비슷한 내용으로 변광용 거제시장과 문상모 거제지역위원장이 따로 기자회견을 여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도 연출됐다.

당시 대우조선 매각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생존권 보장 등이 결여돼선 안되기 때문에 독립경영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선결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대우노조와 범대위는 동종사 매각과 이로인해 우려되는 지역경제의 파탄, 밀실매각에 따른 불신 등을 근거로 함께 동종사 매각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는 여당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급기야 거제시가 매각반대 현수막을 철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거제시장 집무실을 점거하고 집기를 부수는 소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전체 16명 중 10명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구성된 거제시의회도 뒤늦게서야 결의문을 채택하면서 대우조선 매각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이 마저도 일부 의원은 참여치 않는 반쪽짜리 결의문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런 사실들을 근거로 시민들과 대우노조는 여당이 너무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지역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여기다 대우조선 매각 문제를 당쟁으로 여기는 여당 의원의 태도도 지적되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민생투어로 거제를 방문하면서 대우조선매각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여성의원 2명이 "자유한국당 물러가라""황교안을 처벌하라"고 외치며 간담회 분위기를 흐렸기 때문이다.

거제는 양대 조선소가 유치되면서 발전한 지역이다. 이태제 전 시의원은 "조선이 살아야 거제가 산다"는 유명한 말을 하기도 했다.

변광용 거제시장과 더불어민주당 거제 정치인들은 정부와 정당 방침을 따를 수 밖에 없다면 입장을 분명히 하고 대안마련에 나서야 했다. 지금처럼 강 건너 불구경만 할게 아니라 대우조선 매각을 막을 수 없다면 다른 먹거리라도 가지고 왔어야 한다.

울산광역시장과 울산광역시의회 의장은 지역의 이익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 변광용 거제시장과 거제 여당 정치인들도 거제 시민들의 먹거리를 위해 관광이든 조선이든 목숨을 걸 시기가 왔다. 

거제시민은 바보가 아니다. 정부와 당 눈치만 보는 정치인보다는 정말 지역이익을 위해 목숨을 걸 줄 아는 정치인을 원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조형록 기자
저작권자 © GIB 거제인터넷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