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반대하며 거리로 나온 노동자들.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반대하며 거리로 나온 노동자들.

【거제인터넷방송】조형록 기자=대우조선 노조 전체 조합원 1500여 명이 26일 오후 1시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가 가두행진과 집회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원천무효화를 주장했다.

조합원들은 대우조선해양 민주광장에서 약식집회를 가진 뒤 서문을 통과해 옥포 롯데마트를 거쳐 GS마트 앞까지 약 2km의 가두행진을 펼쳤다.

GS마트 앞 대로에서 집중집회를 연 조합원들은 몇 년째 동결된 기본급과 대출금으로 가정경제가 파탄날 정도로 힘든 생활을 해왔다고 호소했다. 이제와서 수주가 늘어나면서 살만해지니 졸속 매각을 단행해 지역경제를 파탄내는 어처구니 없는 행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원들은 그동안 월급받아 지역에서 소비하면서 지역경제를 지탱했는데, 또다시 회사 매각이라는 큰 산이 노동자들에게 넘어왔고,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한탄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으로 매각되면 현장의 노동자들은 해고되고, 현대중공업이 주는 물량에 맞춰 일해야 하는 블록공장 수준으로 저하될 현실도 우려했다.

현대중공업이 인수했다가 폐업한 전라북도 군산조선소의 예를 들며 지역경제를 위해서라도 대우조선 매각은 무효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산조선소를 현대중공업이 인수했다가 일거리가 줄어들자 지난 2017년 7월 결국 폐업되면서 지역경제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신상기 대우노조 위원장은 "일방적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거제시, 나아가서는 경상남도가 나서서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거제시장은 우리의 요구를 완전히 묵살했다. 지역경제가 어떻게 되든 말든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 앉든 말든 오로지 자기자신의 자리에만 관심이 있었다. 변광용 시장은 거제시민이 뽑아준 사람이다. 그럼에도 시민을 헌신짝 버리듯이 버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그러나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여기 모인 동지들과 거제지역민들이 함께 한다면 이날 투쟁 반드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사무직·하청·전체 노조가 하나될 때 대우조선과 거제시를 지켜낼 수 있다고 희망했다.

이날 조합원들과 함께 거제시 공무원노조, 노동당·정의당·민중당 등 지역정당, 금속노조 등이 힘을 보탰고, 옥포주민들도 거리에 나와 노동자들을 응원했다. 

옥포중학교 1학년 여학생들은 지나가던 길을 멈추고 "아빠가 실직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 매각이 안됐으면 좋겠다. 무섭다. 아저씨 힘내세요" 등 노조원들을 응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소극적 자세를 보이는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매각 반대 현수막 게재 등 노동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도 지역경제를 위해 함께하는데 같은 편이라고 생각한 더불어민주당은 도대체 뭐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근로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26일 오후 1시 대우조선해양 민주광장에서 약식집회를 열고 있는 노조원들
26일 오후 1시 대우조선해양 민주광장에서 약식집회를 열고 있는 노조원들
거리행진에 나선 노동자들
거리행진에 나선 노동자들

 

SNS 기사보내기
조형록 기자
저작권자 © GIB 거제인터넷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