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인터넷방송】=이승철 (시인, 수필가, 향토사학자)
1970년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면서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자’던 정신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 시절은 먹고 살기도 어려워 굶어 죽는 사람이 많이 있었고, 온갖 병으로 고생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결혼 연령도 20대가 적령기이기 때문에 일찍 결혼해 아이를 많이 낳았다. 병이 나도 병원비 걱정과 가까운 곳에 병원이 없어 치료도 하기 힘들었다. 장승포, 거제, 사등, 장목에 개인병원이 있었고, 거붕 백병원이 들어오기 전 까지는 고현에서는 보건소가 병원 역할을 했다. 고현에는 부산 약방이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이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보통 한 가정에 5~7명의 어린이가 있었다. 그 중에 병으로 고생 하는 아이가 많았다. 먹고 살기 어려운데다 환경도 열악하고 병원도 가기 힘들 때 제일 첫 째가 아이의 건강 문제다. 이 시기에 우량아 선발 대회가 있었다. 우량아 선발대회는 첫 돌을 전후로 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거제군 보건소에서 열렸다. 보건소는 고현의 중심지 거제중앙농협 도로 건너편에 있었다. 단층건물에 스레트 지붕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건강 검진을 받았다. 먼 거리에서 오기 힘들었다. 1973년부터 실시하다가 80년대부터는 장승포, 거제, 하청, 사등 등지의 보건지소에서 주관했다.
첫 돌이 가까운 아이가 병이 없이 잘 자라고 있는지 검사를 하기 위해서 간호사가 하나하나 점검해 통합된 기록에 의해 보건소장이 마지막 심사를 한다. 1970년대는 장승포와 거제 장목, 사등 지역에 작은 점포에 개인병원이 있었고 그 외는 병원이 없었다. 병이 나면 한의원을 찾아가거나 가정에서 민간약으로 치료를 했다. 그럴 때는 엄마의 따뜻한 정과 먹는 음식이 아이의 건강을 지켜 주었다.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산아제한이 1980년대까지 시행됐다. 한 가정에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 씩 낳기로 했다. 그런 시대가 어제 같이 지나가고 요즘은 결혼에도 관심이 없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으려고 하지 않는다. 세월은 삶의 문화를 바꾸어 놓는다. 그때 그 시절과 지금과 비교하면 우리의 생활문화는 몰라 볼 정도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량아 선발 대회에 나온 어린이의 티 없이 맑은 얼굴과 밝은 표정을 한 엄마의 얼굴에서 그 시대의 평화로운 모습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