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7일 거제시 덕포 앞바다에 설치된 연안자망에서 어획된 길이 50cm 크기의 명태. 거제에서 명태가 어획된 기록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거제수협 배종근)
지난 4월17일 거제시 덕포 앞바다에 설치된 연안자망에서 어획된 길이 50cm 크기의 명태. 거제에서 명태가 어획된 기록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거제수협 배종근)

【거제인터넷방송】거제수협 배종근= 거제의 바다에서 진기한 일이 벌어졌다. 단연코 거제가 생긴 이래 일어난 적이 없었던 현상이다.

지난 4월17일. 거제시 덕포 앞바다에 설치된 연안자망에 거제시어(市魚)인 대구와 비슷한 모습을 한 물고기가 그물에 걸려 올라왔다. 몸길이 50cm 남짓한 물고기는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대구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등지느러미가 3개, 뒷지느러미는 2개로 체고는 다소 낮고 몸은 유선형이었다. 대구였다면 위턱이 앞쪽으로 돌출돼 있는 게 정상이지만 녀석은 아래턱이 위턱보다 앞쪽으로 돌출돼 있었다.

그랬다. 녀석의 정체는 대구가 아니라 ‘명태’였다. 그것도 성어에 가까운 크기다.

대구도 12월부터 2월까지가 제철이라 이 시기에 잡히면 ‘별일’로 취급될 판인데 거제에서 한 번도 어획된 적이 없다는 명태가 그물에 걸려 올라 온 것이다. 성질도 급했던 녀석은 올라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다고 한다.

이처럼 보기 드문 현상을 제보한 덕포어촌계 이형표 계장도 “어릴 때부터 70년 가까운 세월을 바다에서 터전을 일구며 살아왔다 자부하는데 명태가 잡힌 것은 처음 본다”며 의아해 했다.

그러면서 그는 “명태 자원회복을 위해 동해 쪽에서 혈안이 된 것으로 아는데 살아 있었으면 값어치 있는 정말 귀한 생선인데 죽어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명태 사체를 수거해 간 경상남도수산기술사업소 거제사무소 관계자도 “거제에서 명태가 어획됐다고 보고된 기록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알려왔다.

거제시어인 대구와 함께 대구목 대구과의 대표 생선 중 하나인 명태는 몸길이 30~90cm, 몸무게 600~800g으로 비교적 대형 어종에 속한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명태는 주로 대륙붕과 대륙사면에 서식하며 한국의 동해, 일본, 오호츠크해, 베링해, 미국 북부 등의 북태평양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먹이는 주로 작은 갑각류(요각류, 젓새우류, 단각류 등)와 작은 어류(때로는 명태 치어와 알도 먹음) 등을 먹는다.

명태는 광복 전만 하더라도 총 어획량의 28%, 동해안 수산 자원의 30%를 차지할 만큼 개체수가 많은 우리의 국민 생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연간 15톤 이상의 어획량을 기록했던 명태는 남획과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2000년 중반 이후 거의 멸종되다시피 했다. 2014년 정부에선 사라진 명태를 복원하기 위해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처지에까지 이르렀다.

다행인 점은 여러 시행착오 끝에 우리 연구팀은 인공수조에서 체외수정한 알을 부화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지난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에 성공했다.

해양수산부의 자료에 따르면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이후 명태 어획량은 2014년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최근에는 완전양식으로 키운 어린 명태 약 15만 마리를 동해바다에 방류하며 프로젝트 성공에 다가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생선으로 사랑받던 시절의 어획량과는 거리가 멀어 현재 러시아산 명태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과거의 명태 어획량을 되찾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연구에 몰입하는 연구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시기에 뜬금없고 주산지도 아닌 거제 앞바다에서 명태가 어획된 것은 ‘별일’을 넘어 ‘기쁜 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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