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운 노무현재단 거제지회장

세월은 흐른다.

지난 겨울의 칼바람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피워 올린 촛불의 결과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어느덧 100일을 맞는다.

인수과정 없이 출범한 정부가 보여준 100일 간의 행보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준비된 대통령’이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노무현재단’ 일을 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이 정부가 김대중 노무현을 계승하는 민주정부임을 알고 있기에 성공한 정부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더구나 우리는 과거 참여정부를 둘러싼 정치권과 언론의 무차별적인 비난으로 인해서, 그리고 지지자들마저 정치적 중립이라는 이름으로 등을 돌리는 바람에 허무하게 대통령을 잃은 뼈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런 아픔 때문에 우리는 문재인 정부를 적극 지지하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의 사태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임명 그리고 교수들과 과학계의 반대, 대통령의 임명 의지표명, 자진사퇴라는 일련의 과정은 어찌보면 민주적인 절차를 거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보면 박 본부장을 추천하는 과정에서부터 과거 정부에서 일한 측근들의 무리한 결정이 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지울 수 없다. 

청문회 없이 대통령의 임명으로 결정되는 자리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듣고 민심을 살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번 여성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임명한 청와대 모 행정관의 일도 마찬가지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야당의 반대로 임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을 때는 여론과 민심이 중요하다고 하고 이제는 억울하다고 하면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문제는 국정의 중요한 자리에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소위 자기사람이나 선거공신을 앉히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모든 국민이 자기사람이고 선거공신임을 잊지말아야 한다.  

권민호 시장의 민주당 입당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측근에 있는 모모하는 사람들이 권시장의 입당을 돕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고 권시장 본인도 은근히 이를 과시하는 듯하다. 

심지어 중앙에서 영입해주면 좋겠다고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민심은 다르다. 나는 문재인 정부에서 힘을 가진 모모하는 분들이 민심을 읽지 못하고, 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하게 일을 처리하면 박기영 본부장과 같은 일이 되풀이 되고 결국 정부가 위기를 맞게될 것이라 본다. 

권민호 시장은 지금도 시장이다. 

권시장이 민주당 입당을 원한다면 누구의 힘을 빌릴 일이 아니다. 

민주당이나 문재인 정부의 정책방향과 일치하도록 스스로 노력하면 된다. 

부당하게 해고되어 중앙노동위와 법원이 복직을 명한 해고자를 당장 복직시키고, 시민들이 걱정하는 사곡만 150만평 해양플랜트 산단과 관련해서 공청회를 개최하고, 비정규직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실태를 조사하고, 권시장 본인과 관련된 중앙언론의 비위사실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방향에 맞는 일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권력에 줄을 대어 입당을 꾀하는 것은 작금의 시대정신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지난 촛불과 대선 결과가 보여주듯이 많은 국민과 거제시민들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갈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노심초사 분투하며 이루어낸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길 간절히 바라면서 새 정부 100일을 맞아 즐거워만 할 수 없는 심정으로 고언을 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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