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강옥 소방시설관리사

온화한 가을이 빠르게 지나가고 어느덧 온도계의 수은주는 영하를 가리키고 있다. 이는 곳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는 것이다. 겨울이면 아침TV뉴스에 전통시장에 상인 분들이 드럼통에 땔감을 넣은 불에 언 몸을 녹이는 장면이 생각난다. 전통시장하면 어릴 적 어머니 손에 이끌려 저녁 찬거리를 사러가서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맛있는 음식들도 먹는 재미가 솔솔하던 장소이면서 사람들이 서로 왕래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는 말 그대로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그야말로 옛 추억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낙후 된 소방시설과 대형마트에 밀려 활기를 잃어가는 양면의 얼굴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그런 이곳에 얼마 전 큰 화재가 일어났다.

지난 달 30일 조용한 새벽 2시 10분쯤 대구광역시 중구의 서문시장 4지구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해 점포830여 곳이 전소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당시 건물 안에 있던 경비원 2명이 구조돼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것이다.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인력과 장비를 현장에 투입했지만 시장 4지구 특성상 의류, 침구 및 커튼 등을 파는 상가가 밀집해 있는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렇게 화재에 취약한 전통시장의 현재 상태는 어떠한가?

과거 전통시장을 점검할 때 느꼈지만 현재 우리의 전통시장은 대부분 시설이 노후화된 전선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곳이 많다. 노출된 전선은 어쨌든 노후화가 빨리 진행돼 화재에 취약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연성 물질들이 골목마다 적재돼 있으며, 점포들과 노점상 등이 밀집해 있어 통로가 협소해 화재발생시 급격한 연소 확대와 소방차 출입이 힘들다. 또한 소방시설이 설치 된 곳은 각종 전선들과 적재물들로 막혀 있는 곳도 간혹 보인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방시설이 있는 곳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상인 분들의 소방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이 모든 것이 화재발생률을 높이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럼 우린 전통시장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첫째, 지자체가 나서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을 통해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상당수 시장들이 현대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더 많은 예산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이에 거제에서는 12월에 거제소방서와 거제시청 등 유관기관이 참여해 전통시장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보급하고 전기·가스시설 점검은 물론이고 화재예방 캠페인 까지『화재없는 안전한 전통시장 만들기』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한다.

둘째, 적재된 물품들은 적당한 장소에 보관하고, 불필요한 좌판 등은 깔지 않아 급격한 화재로 번지는 것을 막을뿐더러 소방차 진입을 원활이 해 만약 화재가 발생 하더라도 신속하게 진압할수 있게 해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할 것이다.

셋째, 법정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지속적인 점검과 시설 유지를 통해 언제든지 소방시설이 작동 할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소방시설 사용법 숙지와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장상인들의 주체적인 안전의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이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이다. 전자에 언급한 대로 화재 위험요소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고 행정당국의 관심과 시장상인들의 안전의식 개선을 통해 우리 모두 안전한 전통시장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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