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남 경위

[거제인터넷방송]=  ‘가난은 나라님도 못 당한다.’는 속담이 있다.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끝이 없는 것이라서 나라를 책임지는 임금님조차도 구제할 수 없는데 하물며 개인의 힘으로 구제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국가든 개인이든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보다는 관망하고, 그런 상황에 처한 당사자의 잘못으로 외면해버리는 듯하다.

학대신고로 현장을 나가보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정형편이 좋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여러 가지 상황이 존재하겠지만 가난에서 비롯되어 가족구성원간의 폭력을 유발하거나 약자에 대한 방임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환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물림되는 등 끊임없이 악순환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럴 때 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대책과 사회적 관심이 절실함을 느낀다.

최근 인권에 대한 인식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그동안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던 문제들, 특히 가정 안에서 발생했던 아동학대, 노인학대 문제에 대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지원이 필요한 가정에 적용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 제대로 지원이 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아동학대 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지자체, 건강보험공단, 경찰 등 유관기관 합동으로 영유아전수조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하면서 안타까운 사정으로 인해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아동들을 발견한 적이 있다. 수년간을 아무런 의료, 보육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던 아동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더욱더 힘든 상황에 처해 있었고 아동들을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만들기 위한 관계기관의 다양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행정적인 한계 등으로 인해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경찰에서 개별적으로, 지원 가능한 기관 및 단체를 찾아가 협조를 요청하여, 보건소로부터 그동안 못했던 예방접종, 종합병원으로부터 영유아건강검진, 개인변호사로부터 출생신고 및 호적정리에 관한 소송업무 일체를 지원받아 처리해야만 했다.

관계기관을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각 관계기관은 그 상황에 맞는 다양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그에 따른 적절한 매뉴얼이 있다. 다만 그러한 훌륭한 대책이 행정적인 절차에 가로막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기관들의 힘을 집중하여 일사분란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다른 여러 가지 사회문제들은 차치하더라도, 최소한 모든 사회문제의 시발점이 되는 아동학대, 노인학대 등에 대해서는 조금 더 유연하고 특별히 취급하여 원만히 지원될 수 있어야 하고, 관계기관들은 행정적인 매너리즘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가난은 나라님도 못 당한다는 것은 구제하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어쩌면 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기적인 무관심으로 때문에 해결하기 힘들다는 뜻이지 아닐까. 여러 가지 자극적인 이슈에 밀려나고, 이제는 만성이 된 듯한 아동, 노인 학대 관련 문제들에 대해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계기관의 문턱을 낮춘 현실적 지원 대책 마련으로 학대문제가 근절되기를 기원해본다 .

SNS 기사보내기
GIBNEWS
저작권자 © GIB 거제인터넷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