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이시진은 '본초강목'이라는 의서를 만들어 약초를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을 무렵 남경에 가게되었습니다. 주막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그집 안주인이 몹시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자초지종을 묻고는 처방을 알려 주었습니다. 아픈곳이 나은 후 안주인을 불러 지금껏 무엇을 먹고 살아 왔는지를 물었습니다. 여인은 가난한 탓에 잘 먹지 못하고 나물뿌리로 연명을 하였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시진은 그 나물뿌리를 보니 약초가 분명하였습니다. 안주인은 이름 모를 그 약초를 먹고 그때까지 살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이시진은 여인과 함께 그 약초를 보러 나섰습니다. 여인은 자금산이라는 곳으로 그를 안내했는데 그곳에는 주원장의 아들인 태자의 묘가 있었습니다. 태자의 묘 주변에 하얀 별빛을 한 아름다운 꽃들이 은하수처럼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지요. 안주인이 먹었다는 그 풀들이 묘의 주변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의서인 '본초강목'에도 이 풀의 이름을 넣지 않았습니다.
행여 순진한 백성이 이 사실을 알고 왕의 묘에 가서 약초를 캐며 묘를 훼손하면 엄청난 화를 당할 것을 미리 알고 그랬던 것입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이 풀이 태자의 묘에서 자랐다 하여 태자의 삼 즉 태자삼(太子蔘)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태자의 풀'이라고 하지 않고 '태자의 삼'이라 했을까요?
별꽃이 생긴 풀의 뿌리를 캐어 보니 천연의 삼을 닮아 있었던 것이지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어느 것은 몽실한 것이 천연덕스럽게 인삼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개별꽃에 태자삼이라는 이름이 하나 더 덧붙여졌습니다.
인삼밭에서 2~3년 정도 자란 작은 인삼을 태자삼이라 하는데 개별꽃의 뿌리는 영락없이 작은 인삼(애기인삼)이라해도 틀린 말이 아닐것입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뿌리는 모양만 삼을 닮은 것이 아니고 성분마저 인삼을 닮았다고 합니다. 인삼 만큼은 아니지만 인삼이 지닌 약효를 개별꽃의 뿌리도 가지고 있답니다. 이런 까닭에 예전부터 약용으로 쓰이고 있답니다.
개별꽃은 이름봄부터 여름까지 산과 들에서 빛을 발하다 뒤에 피어나는 들꽃들에게 그 화려함을 양보한답니다. 우리들 주변에서 쉽게 많이 볼 수 있는 아주 친근하고 예쁜 들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