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후프클락을 보면서 자기가 칩샷을 치고 있는지 풀샷을 치고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6월 21일 경남 거제시 동부면 율포리에 위치한 동부초등학교 율포분교장(교장 신원태)의 방과후 체육 시간.

스포츠 강사인 박선용(32)씨가 13명의 분교 학생들 사이를 오가며 자세 지도에 열을 올린다. 학생들도 오후의 강한 햇살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정확한 자세로 런처에 골프공을 맞추는데 여념이 없다. 이 학교의 스내그 골프 수업의 모습이다. 거제도의 마지막 남은 분교인 전교생 13명의 율포분교 ‘방과후 스내그 골프 수업’이 21일로 1개월을 맞았다. 이 학교 학생들은 일주일에 3시간씩 스내그 골프 장비를 활용해 골프의 기본기와 규칙 등을 배운다.

▲ 스포츠 강사인 박선용(32)씨가 13명의 분교 학생들 사이를 오가며 자세 지도를 하고 있다.
도서벽지 학교 아이들에게 골프를 가르쳐보자는 생각은 올해 경상남도 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꿈키움 교실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꿈키움 교실이란 학교 내 대안교실을 만들어 학교 특색에 맞는 진로교육과 인성교육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고 학교 폭력도 예방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정책이다.

이 꿈키움 교실의 취지와도 어울리며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을까, 논의하던 중 스내그 골프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 아이디어를 낸 황영(30) 율포분교 교사는 “초등학교 시절 아이들의 인성 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예체능교육이라고 평소 생각하고 있었다. 예체능 교육 중에서 아이들이 서로 즐겁고 어울려 놀 수 있으면서도 도서벽지 아이들이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하고 앞으로도 접하기 힘든 프로그램이 무엇일까 생각하다보니 예전에 신문에서 본 적이 있는 스내그 골프가 떠올랐다.”라고 말했다.

스내그 골프를 시작하기로 결정한 이후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특히 도서 벽지 학교로서 가장 고민이 되었던 골프 강사 초빙 부분이 오히려 쉽게 해결이 되었다. 거제 동부초등학교 소속으로 율포분교장에 일주일에 두 번 순회 교육을 오는 스포츠 강사가 아마추어 골프 선수로 활동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협조를 부탁해 흔쾌히 승낙을 얻어내었다. 박선용(32) 강사는 “처음에 골프교실을 해보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이런 곳에서 무슨 골프를 해,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아이들과 바다가 보이는 운동장에서 함께 골프를 하다 보니 아이들보다 내가 더 골프 수업 시간이 기대된다.”며 웃었다.

거제도 율포 바닷가에 위치한 율포분교는 전교생 13명의 초미니 학교이지만 골프 교실 뿐만 아니라 바이올린 교실, 승마 체험 교실, 온드림 미술 교실 등 다양한 예체능 교육으로 거제시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학에 대한 문의도 많이 받고 있으며 실제로 올해 초에는 인근 동부면과 통영시에서 4명의 학생이 전학을 와 다시 살아나는 작은 학교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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