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원 거제박물관장
모처럼 시간을 내어 거제미협에서 주관하는 우리시의 사등면 출신인 양달석 화백의 생애와 예술이란 주제의 강의를 들었다.

양 화백님의 출생과 일제강점기와 해방후의 삶에 대한 사료의 분석과 화풍에 대한 비평등이 이어져 의미있는 시간이 되어 개인적으로는 양화백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행사의 말미에 현재 거제미협을 맡고 계신 권용복선생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거제에는 양달석 선생님외에도 글씨에 김기호, 추사 김정희선생의 뒤를 이었다는 성파 하동주, 현대의 세계적인 사진작가인 김아타선생등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의 작품을 전시할 만한 공간 한 곳이 없습니다. 제주도에는 잠시 사시다 간 이중섭미술관도 있듯이, 곳 출신의 예술인들을 제대로 챙겨 미술관이나 기념관을 출생지 주변에 지어 문화벨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인근 통영이 윤이상, 김춘수, 전혁림, 박경리등 국내의 저명한 예술인들과 그들을 적절히 조합함으로써 예술의 도시라는 인상을 주고, 문화적 품격을 갖춘 명품도시라고 홍보해내는 것을 보고 부러워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거제도는 양대조선소를 축으로 조선산업과 관련부대산업중심의 도시이고, 관광산업과 수산업이 또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수차례 밝히고 있듯이 조선업만으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보편적이고, 대안으로 관광산업을 들고 있기는 하나 관광에 관한 인프라는 부족하고, 이 사업에 관한 전문적 지식도 경험도 부족하다는 평을 듣곤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거제대학교의 관광통역학과가 폐지된다는 얘기도 들린다. 학생이 모이지 않아서라고 하지만 우리가 거제대학교의 설립을 대우 그룹 김우중회장에게 요청했을 때, 관광학과는 거제의 미래에 관해 꼭 필요한 학과라고 강변했었고 우여곡절 끝에 학교를 설립하고 관광학과를 만들었다.

그러나 조선업의 높은 임금을 관광업계에서는 지불할 능력이 없고, 임금을 많이 못 받으니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전부 조선산업에 필요한 학과를 선호하게 된다.

이것이 우리 거제의 관광산업에 관한 현실을 반영하는 단적인 예다. 제주도와는 너무 다르다.

입으로는 너도 나도 다 관광을 얘기하지만, 총론을 떠난 각론에서는 아무도 어떤 대안도 제대로 하는 이가 없다.

그냥 배를 띄우고 오는 손님에게 방이나 밥을 팔고 그리고는 끝이다.

요즘은 거가대교가 놓여져 밤에는 부산으로 많은 손님이 빠져 나간다고 펜션업계에서는 울상이다. 우리가 우려했던 ‘빨대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매력없는 관광지에 손님이 머무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관광에 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지금, 위의 권회장의 지적이나 가끔 들로는 청마선생의 기념관에서 나는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

내도, 외도, 해금강등의 경관 뿐 만 아니라, 우리가 가진 문화자원과 역사자원을 활용해 보자는 것이다.
옥포대첩과 이순신, 폐왕성과 사등성, 청곡지석묘와 학산의 지석묘, 기성관, 옥산금성, 향교와 사찰, 더하여 양달석, 김아타, 김기호, 하동주 등 우리가 자랑할 것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왜 우리는 이러한 자원을 발굴, 홍보하고 사업화 하지 않고 있는가?
나아가 사업의 측면에서 뿐 만 아니라 거제사람으로서의 자긍심을 키울 필요는 또 없는가?

뛰어난 바다를 끼고 있는 마을은 바다를 주제로 사업을 만들고, 그렇지 않은 둔덕은 산방산의 수려한 풍광과 청마와 폐왕성을, 사등은 기왕의 윈드서핑장과 해수욕장, 그리고 사등성과 양달석화백을, 계룡산과 옥산, 산달도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거제와 동부는, 옥산금성과 기성관등 조선시대의 문화를 이곳을 지나간 문사들의 글들이 이곳의 번영을 가져다줄 하수분과 같은 것들이다.

우리는 이곳에 소위 문화벨트를 만들어 시민에게는 문화적 자긍심과 정체성의 확보를, 관광객에게는 거제의 수준높은 문화를 보여 주자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자.
정말로 우리는 관광산업을 하기를 원하는가?
그리고 그 관광산업에 우리의 미래를 걸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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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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