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한 평생을 살면서 역사에 있어서의 진보 혹은 퇴보를 경험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0대 이상의 세대는 첨예한 이념의 대림으로 인한 6.25전쟁을 경험했고, 4.19의거와 5.16군사쿠데타(혁명) 그리고 광주로 상징되는 5.18항쟁(사태) 나아가 군부독재에 항거한 6월의 시민혁명과 6.29선언 등 1950년 이후 현재까지 불과 60여 년 동안 우리는 숨 가쁘게 역사를 살아왔다.

이 시대를 산 우리를 후대는 어떻게 규정지을까?
한 편으로는 자유와 인권의 확장을 위해 투쟁의 삶을 살 수 밖에 없었고, 또 한편으로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산업의 현장에서 뼈가 으스러지도록 일한 부지런한 선조들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것은 나만의 바램일까?
그리고 그것으로 끝나야 하는 것일까?

아니다.
역사는 진보한다. 때로는 퇴보하는 모습을 보일지라도.
농노의 해방과 노예제도의 타파, 귀족과 사대부의 소멸, 절대권력의 해체와 민주주의제도의 안착과 인권보장법등의 제정은 세계의 역사가 인권확대의 역사였고, 천부인권을 확인하는 역사였으며, 민주주의를 향한 처절한 몸부림의 역사이자 진보의 한 단계 한 단계를 밟아 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역사의 진보를 통해 우리가 추구했던 것은 정의와 자유, 평화와 행복이 탄탄히 보장되는 이상적인 사회의 구현이었다.

이러한 분명한 목표와 또한 짧은 기간의 역사적 격동기의 경험은 분명히 우리의 내일을 위한 충분한 자양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과거의 낡은 인습과 인권과 생존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잊어버리고 포만감에 겨워 목표도 목적도 없이 살아간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물질의 풍요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말 것이다.

역사의 진보와 오늘의 행복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부정한 물질과 정의를 바꾸지 않으려는 본성을 회복하는 것이고, 가진 것을 나누려는 자애의 정신과, 부당. 부정한 권력에 저항하는 정신을 잃지 않는 것이며, 체념과 패배의 정신을 버리는 것이다.

역사는 태생적으로 특별한 몇 사람의 몫은 아니다. 역사는 용감한 사람들의 몫이었고, 정의로운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인 사람들의 행동의 결과물이다. 때로는 무모하게 그러나 담대함으로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몫이다. 오늘 여기에 사는 우리 모두는 이런 역사의 요구와 역사의 흐름으로부터 비껴서 있는 것일까?
이름없는 존재로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과 같은 존재들일까?

그렇지 않다.
우연한 출생의 조건이나 학력, 빈부, 노사 등 우리가 인위적으로 구별하는 사회적 구분이나 위상은 우리가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데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는다.

누구나 할 수 있다.
우리의 극복해야 할 것은 우리의 낡은 인습이며 체념이고, 불의와 쉽게 손잡아 버리는 나약함이며, 물질과 정의를 바꾸어버리는 양심의 마비이다.

나는 다음세대를 위해 꿈을 가진 모든 이들이 그 꿈이 이뤄지는 그런 사회를 건설하기를 희망한다. 빈자와 부자, 노동자와 사용자, 직업의 종류와 사회적 위상의 차이와 갈등을 넘어서 정의와 번영과 자유를 그리고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행복한 사회, 새로운 사회를 우리는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이 일을 함에 실패할 수는 있는가?

그렇다.
실패라고 불려지는 것도 분명 있다. 그러나 그것은 연기된 성공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러한 실패가 인생의 낙오자로 되지 않는 사회의 건설이 필요하다.
나는 그런 사회를 만들고 싶다.
누구던지 출생의 환경과 우연이 인생의 승패를 결정지어서는 안 된다.
최소한 열심히 일하고, 스스로를 발전시키기만 한다면, 자신의 꿈에 도달 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우리가 건설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자유와 평화와 번영된 국가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우리의 조상들이 구현하고자 했던 홍익인간의 이념이나 대한민국의 건국선조들이 염원했던 정의롭고 자유로운 대한민국은 오로지 깨어있는 시민들의 양식있는 행동에 의해 전승되고 발전될 수 있다.

중국과 소련과 일본의 가운데에서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이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볼 것인가?
그리고 미국이라는 또 하나의 강대국과 지구상에 존재하는 250여개의 나라와는 어떤 관계를 설정 할 것인가?
아프리카에서 유럽까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우즈베키스탄까지, 칠레에서 캐나다까지 우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이름도 생소한 국가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면서 우리의 자리를 찾을 것인가?

역사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에게 역사의 자리는 어디냐고,
그리고 대답한다,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용기와 담대함으로 행동한다면 바로 당신이 역사가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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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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